업체수 늘었지만 더 단단해진 금융플랫폼 3사 '과점체제'

이용안 기자 2023. 7. 12.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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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도 플랫폼에 휘둘리고 있다.

플랫폼사들이 2019년부터 금융권에서 본격 중개 영업을 시작한 이후 토스·카카오페이·핀다 등 3사의 과점체제가 더욱 공고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개 시중은행·5개 지방은행·10개 저축은행·8개 카드사·5개 캐피탈사가 플랫폼사를 통해 취급한 가계신용대출 8조4296억원 가운데 토스·카카오페이·핀다 등 3사의 점유율은 95.9%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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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금융, 플랫폼에 종속되다
[편집자주] 금융도 플랫폼에 휘둘리고 있다. 특히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은 신용대출 고객 대부분을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다. 고객 접점이 약한 금융회사에 기회라는 시각과 금융회사가 '납품회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시각이 공존한다. 금융권의 플랫폼 종속도와 금융권의 대응 방안을 알아봤다.

플랫폼사들이 2019년부터 금융권에서 본격 중개 영업을 시작한 이후 토스·카카오페이·핀다 등 3사의 과점체제가 더욱 공고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점 플랫폼사가 '을'인 금융사에 부당한 압력을 가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과 함께 플랫폼간 경쟁이 더 치열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개 시중은행·5개 지방은행·10개 저축은행·8개 카드사·5개 캐피탈사가 플랫폼사를 통해 취급한 가계신용대출 8조4296억원 가운데 토스·카카오페이·핀다 등 3사의 점유율은 95.9%로 조사됐다. 3사의 점유율은 2019년 66.7%에서 2020년 90.1%, 2021년 94%로 계속 높아졌다.

대출을 중개하는 플랫폼사가 늘었음에도, 3사의 점유율은 오히려 확대된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온라인 대출모집법인의 수는 2021년 15개에서 최근 33개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3사 중에서도 특히 토스의 점유율이 50.4%로 전체 플랫폼사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카카오페이(25.2%)와 핀다(20.3%)를 합친 비중보다도 높았다.

금융업권에서는 특히 점유율이 높은 플랫폼사와 대비해 금융사들이 '을'로 전락했다는 토로가 나온다. 구체적으로 중개수수료율 등을 새로 정할 때 협상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말 급격한 조달비용 증가로 저축은행업권이 일부 플랫폼사를 대상으로 중개수수료율을 낮추려고 했지만, 논의는 진전되지 못하고 중단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플랫폼 대출비교 서비스 초기에는 중개수수료율이 1%대였는데 최근에는 2%를 넘어섰다"며 "플랫폼 종속도가 높은 금융사는 수수료율 인상 논의에서 플랫폼사의 입장을 쉽게 거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출뿐 아니라 카드발급에서도 플랫폼 종속 현상이 나타나면서 플랫폼사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도 늘어나고 있다. 카드사들은 몇년 전만해도 건당 3만~5만원의 카드발급 수수료를 플랫폼사에 제공했는데, 현재는 수수료가 10만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기존 3개사 외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플랫폼이 새로 등장해 플랫폼사간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장 논리에 따라 플랫폼사간 경쟁이 활성화하면 자연스레 금융사들도 중개수수료율 등에서 더 협상력이 생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아 앱 이용에 따른 플랫폼 영향력도 빠르게 커질 수밖에 없다"며 "형성된 플랫폼 과점체제는 혁신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만큼 새로운 매기 플랫폼이 등장해 과점 구도를 깰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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