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구원할 삼대장 'H·D·G'…AI 시대 게임체인저

강태우 기자 2023. 7. 12.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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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7조 수준 적자…DS부문 업황 반등 절실
HBM·DDR5·GAA 등 AI 시대 맞춘 카드로 실적 개선 가속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올해 상반기 7조원 수준의 적자가 예상되는 삼성전자(005930) DS(반도체)부문이 업황 반등 카드로 'H·D·G'(HBM·DDR5·GAA)를 꺼내들었다. AI(인공지능) 시대에 맞춘 3가지 무기로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0조원, 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사업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DS부문의 영업손실이 지난 1분기(4조5800억원)에 이어 2분기에 약 3조~4조원의 적자가 났을 것이란 관측이다.

3분기부터 나타나는 반도체 감산 효과와 차세대 메모리 제품에 힘입어 DS부문의 적자폭은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내년, 내후년 DS 실적을 책임질 구원투수로 메모리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와 DDR5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는 GAA 기반 첨단 공정이 꼽힌다.

'AI 반도체'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 3가지 무기는 향후 삼성전자 반도체의 전체 실적을 견인할 만큼의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IT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0년 230억달러(약 30조3300억원)에서 2025년 700억달러(92조3300억원)로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HBM·DDR5도 우리가 1위"…메모리 선두 굳히기

삼성전자는 IT(정보기술) 등 산업 지형을 완전히 뒤바꾼 생성형 AI에 주목한다. AI로 인해 급증하는 데이터양과 이를 빠르게 처리할 '고성능·고용량 D램'으로 'HBM'이 각광받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들에게 HBM2 및 HBM2E 제품을 공급해 왔으며, 업계 최고 6.4Gbps의 성능과 초저전력의 HBM3 16GB와 12단 24GB 제품도 샘플 출하 중으로 양산 준비를 이미 완료했다. 또 HBM3뿐 아니라 시장이 요구하는 더 높은 성능과 용량의 차세대 'HBM3P' 제품도 하반기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엔비디아, AMD 등 굵직한 GPU(그래픽처리장치) 업체들과 'HBM 동맹' 관계도 강화하고 있다.

'DDR5'도 중요한 카드다. DDR5는 기존 DDR4 대비 속도는 2배 이상 빠르고 전력 소모량은 10% 이상 낮아 DDR4를 대체할 차세대 D램으로 불린다. 인텔이 올해 1월 출시한 서버용 CPU '사파이어래피즈'에 탑재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5월 16GB DDR5 양산을 시작했다. 하반기부터 DDR5 물량과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구글, 아마존,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대형 데이터센터 업체)들 사이에서 사파이어래피즈에 대한 교체 수요가 크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덩달아 DDR5에 대한 수요 역시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무엇보다 DDR5가 DDR4보다 20~30% 비싸 고부가가치 D램인 DDR5 제품 판매 비중이 높아질수록 삼성전자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은 지난 5일 임직원 소통행사인 위톡(Wednesday Talk)에서 "최근 삼성 HBM3 제품이 고객사들로부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며 "HBM3, HBM3P가 내년에는 DS부문 이익 증가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DDR5도 올해 연말이면 삼성전자의 D램 평균 시장 점유율을 뛰어넘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삼성 D램이 한 단계 더 앞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내년부터는 실행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세계 최초 GAA 기반 3나노 양산 출하식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과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왼쪽), 최시영 사업부장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3나노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이며, GAA 역시 세밀한 제어로 반도체의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핵심 기술로 알려졌다.(공동취재) 2022.7.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본격 승부처 GAA 공정…"AI 반도체에도 중요"

삼성전자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GAA(게이트올어라운드)가 게임체인저로 떠올랐다. 메모리 외 파운드리에서도 수천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나타난 상황에서 초격차 기술로 파운드리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GAA는 기존 반도체 소자 구조인 핀펫(FinFET)보다 성능·전력 효율 등에서 강점을 가진 차세대 기술로 평가된다. GAA를 활용하면 기존 공정 대비 면적은 45% 줄이고, 소비전력은 50% 적게 드는 칩을 만들 수 있다.

최근 데이터센터, 자동차(오토모티브), 스타트업 등에서는 각자 서비스에 특화된 전용 AI 반도체 칩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첨단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인 GAA를 활용한 'AI 반도체 특화 솔루션' 제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새로운 트랜지스터 시대를 열 GAA 공정이 높은 성능과 낮은 전력으로 구현하는 AI 반도체에 가장 최적화된 솔루션"이라며 "삼성전자는 첨단 패키징 솔루션 기술을 확보하고 2025년 3D(3차원) 기술을 GAA로 확대 적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 기술을 기반으로 한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시작했다. 내년 말 3나노 2세대 양산에 돌입하며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까지 계획 중이다. 반면 업계 1위인 대만 TSMC는 3나노에 GAA 방식이 아닌 핀펫을 적용했다. 삼성보다 한 발짝 늦게 2나노에서 GAA를 도입할 예정이다.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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