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동산 부실대출 1년 새 47% 급증
경기 악화에 관련 업황 부진 탓…PF 리스크도 내재
4대 은행 건설·부동산 부실대출, 1년새 10% 껑충
11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과 특수은행(NH농협·Sh수협), 지방은행(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제주) 12곳의 경영 공시를 분석한 결과, 건설·부동산업의 부실 대출(부실 채권) 규모는 약 6917억원으로 전년동기(5335억원)대비 29.7증가했다.
같은 기간 12개 은행의 총 부실 대출은 3조5945억원으로 14.4% 늘었다. 전체 부실 대출 증가폭보다 건설·부동산 분야의 증가 규모가 더 컸다. 이번 조사에서 가계대출이 주를 이룬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323410)·케이뱅크·토스뱅크)은 포함하지 않았다. 은행이 경영 공시에 명시하는 부실 대출은 고정이하여신으로 편입된 계좌를 말한다. 연체가 됐거나 신용평가등급이 하락한 대출 등을 의미한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업이 지난해 1분기 3067억원에서 올해 1분기 4509억원으로 47.0% 증가했다. 건설업의 경우 올해 1분기 240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2% 늘었다.
4대 은행은 올해 1분기 부동산·건설업 부실 대출이 440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2% 늘었다. 부동산업(2611억원)이 83.4% 늘었고 건설업(1795억원) 0.8% 줄었다. 지방은행의 경우 부동산업 789억(8.1%), 건설업 391억원(32.1%) 등 총 1180억원의 부실 대출이 쌓였다. 1년 전보다는 15.0% 늘어난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전북은행의 건설·부동산업 부실 대출 증가율이 145.1%(올해 1분기 353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4대 은행 중에선 신한은행 70.1%(757억원)로 가장 많이 늘었고 이어 우리은행 58.6%(755억원), 국민은행 44.4%(1340억원), 하나은행 12.2%(1554억원) 순이다.
“PF 부실 드러나지 않았을 뿐, 연쇄 영향 우려”
건설업에는 건설사뿐 아니라 인테리어업체 등 건설 관련 업무를 영위하는 업체들이 포함된다. 부동산 관련 업종은 상가 같은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업과 부동산 PF 형태의 공급업(중개·개발·공급·분양)이 대표적이다.
부동산건설업의 부실 대출이 늘었다는 것은 말 그대로 관련 업황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경기 침체로 상가 등 임대 시장과 건설업자들의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원리금 상환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물론 아직 2금융권에 비해 은행권의 부실 리스크는 수면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올해 1분기말 국내 은행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51%다. 저축은행의 1분기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5.1%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충당금도 충분히 쌓고 있다.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올해 1분기 추가 전입한 대손충당금 규모는 1조733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9.0% 급증했는데 이중 은행의 비중이 7713억원으로 44% 정도다.
실제 은행권의 경우 부동산 PF 연체율이 표면으로 드러난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로 대형 건설사가 참여해 안정성이 높은 사업장 비중이 많아서다. 그럼에도 은행권 부실 대출에 우려의 시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다양한 시행 주체와 2금융권 등 금융사들이 참여한 부동산 PF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의 전이 현상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PF의 경우 부실이 해소된 것이 아니라 대주단 협약 등을 통해 막고만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부동산 경기가 더 악화하면 연쇄적인 악영향이 미칠 수 있어 대응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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