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가혹+폭행' SSG 2군, 3년만 또다시… 재발방지 필요하다[초점]

[스포츠한국 김영건 기자] SSG 랜더스 2군에서 집단 가혹행위와 폭행이 벌어졌다. 과거 군대에서 벌어졌을 법한 충격적인 일이 프로야구 팀에서 행해졌다.

11일 KBO 클린베이스볼센터는 "SSG는 2군에서 벌어진 집단 가혹행위와 폭행 사실을 지난 7일 센터에 신고한 뒤 지난 9일에 경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 6일 인천광역시 강화도에 있는 SSG 퓨처스파크에서 발생했다. A선수는 신인선수인 B선수의 태도가 좋지 않다며 후배들을 집합한 뒤 얼차려를 부여했다. 이후 C선수는 B선수를 야구 방망이로 폭행했다. 과거 군대에서 행해질 법한 가혹행위가 프로야구 팀에서 벌어진 것이다.

KBO는 "현재 사건을 깊이 있게 논의 중이며 다음주쯤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징계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미 3년 전 비슷한 일이 SK 와이번스(SSG 전신) 2군에서 벌어졌다는 점이다. 2020년 5월, 당시 몇몇 후배선수가 음주 운전, 무면허 운전, 숙소 무단 외출을 일삼았고 이를 빌미로 선배들이 훈계를 이유로 얼차려와 폭행을 가한 바 있다. SK 구단 측은 이 상황을 인지했으나 KBO에 신고하지 않았다.

당시 사실을 확인한 KBO는 일탈을 행한 선수들에게 출전 정지 및 벌금, 봉사활동 등의 처벌을 내렸다. 구단 측에도 2000만원 제재금을 부과했다. 처벌 이후 SK 구단은 "선수들이 폭력, 성범죄 등 경기 외적으로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에, 잘못의 정도에 따라 '원 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점검하겠다. 훈계 목적이라도 선수단 내 얼차려, 체벌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구단의 이런 다짐에도 재발이 됐다. 이제는 확실한 처벌이 필요할 때다. 인권이 중요시되는 현대 사회에서 이런 일이 나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스포츠윤리센터나 여러 기관, 단체가 단기적으로 인권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실제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사태가 입증했다.

선수들은 야구 선수이기 전에 한 명의 인간이다. 태도가 잘못됐다면 훈계를 받을 수 있지만 그 수단이 체벌이었다는 점은 상당히 우려스럽다.

결국 간헐적으로 교육을 하고 있음에도 선수들의 일탈을 잡을 수 없다면 확실한 처벌을 통해 재발 방지 효과를 누려야 한다. 만약 해당 선수들에게 수위 높은 징계가 부여된다면 다른 선수들에게도 경각심을 심을 수 있다.

또한 인식이나 문화자체를 바꿔야 할 필요도 있다. 태도가 잘못됐다고 체벌을 하는 행위는 구시대적 사고 방식이다. 대화로 풀어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비정기적이고 간헐적으로 시행하는 윤리 교육을 보다 더 정기적으로 행할 필요가 있다. 문화는 순간의 교육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집단에 인식을 심어줘야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

재발이 된 프로야구 체벌 사태. 이제는 다시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확실한 처벌과 윤리 교육이 필수적이다.

스포츠한국 김영건 기자 dudrjs70@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