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실망'에서 급기야 '짜증', 오타니의 표현이 세졌다...LAA와 결별 명분↑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제93회 올스타전 개최 하루 전인 11일(이하 한국시각)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날은 양 리그 8명의 거포들이 참가한 홈런더비도 성대하게 펼쳐졌는데, 토론토 블루제이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우승을 차지했다. 아버지 게레로(2007년)에 이어 부자(父子)가 올스타전 홈런 더비를 석권하는 진기록이 아들에 의해 달성됐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의 이목은 단 한 명,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 쏠려 있었다. T모바일파크 외야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약 30분에 걸쳐 오타니 인터뷰가 진행됐다.
MLB.com은 'T모바일파크 외야 워닝트랙에서 취재진이 빼곡히 들어찬 가운데 약 30분에 걸쳐 인터뷰가 이뤄졌다. 흡사 앞으로 오타니와 관련해 펼쳐질 일에 대한 사전 점검 혹은 경고라고나 할까'라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매력적이고 가장 화려한 FA 계약의 주인공이 될 오타니를 위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오타니와 같은 선수는 없었고, 앞으로 없을 것이다. 그가 에인절스에 남든 떠나든, 간단히 말해 근사한 계약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타니에 대해 가장 궁금한 건 역시 트레이드에 대한 생각이다. 하지만 그는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트레이드에 관해 생각하지 않는다. 그날 그날 경기에 포커스를 맞출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FA와 관련해서도 오타니는 "올해는 오로지 시즌에 집중하고 있다. 가능한 한 많은 경기를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면서 "이기는 팀에서 뛰고 싶은 생각이 매년 강해지고 있다. 지는 건 정말 짜증나는 일(It sucks to lose)이다. 이기고 싶다. 매년 그런 감정이 강해진다"고 했다.
오타니가 에인절스의 경기력에 대해 자신의 심정을 공식적으로 드러낸 것은 이번이 3번째다.
지난해 10월 시즌을 마치고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가진 귀국 인터뷰에서 그는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시즌이었지만, 에인절스에는 좋지 않은 시즌이었다"며 "작년과 비교하면 지난 8월과 9월이 정말 길게 느껴졌다. 우리는 원하는 만큼 좋은 경기를 할 수 없었다. 14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올시즌 정말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었다. 2021년 만장일치 MVP에 선정됐을 때 드러낸 팀에 대한 기대감이 180도 바뀐 것이다.
에인절스는 지난해 5월 하순까지 AL 서부지구 1,2위를 다투며 가을야구 희망을 부풀렸지만, 5월 26일부터 6월 9일까지 구단 역대 최다인 14연패를 당하면서 결국 8년째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런데 올해도 비슷한 양상이 전반기에 펼쳐졌다. 에인절스는 6월 19일 현재 41승33패로 지구 2위, 와일드카드 2위로 선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3연패, 4연패, 5연패 등 잦은 연패에 빠지면서 45승46패로 애써 쌓은 5할대 승률이 무너졌고, 지구 4위, 와일드카드 8위로 추락했다. 팬그래프스는 에인절스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을 10.8%로 제시했다.
결국, '짜증',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해진다'와 같은 표현을 동원한 것은 에인절스를 떠날 수밖에 없는 명분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는 걸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오타니가 FA 시장에서 받게 될 대우는 총액 5억달러 이상으로 점쳐지는데, 에인절스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에인절스의 행보와는 대조적으로 오타니는 커리어 하이를 향해 무섭게 질주했다. 타율 0.302(341타수 103안타), 32홈런, 71타점, 63득점, 장타율 0.663, OPS 1.050, OPS+ 182, 226루타, 투수로는 17경기에서 100⅓이닝을 던져 7승4패, 평균자책점 3.32, 132탈삼진, 피안타율 0.189를 기록했다. 양 리그를 합쳐 홈런, 장타율, OPS, OPS+, 루타, 피안타율 1위다.
여기에 bWAR(6.5)과 fWAR(6.0)도 모두 1위다. 2021년에 이어 2년 만에 만장일치 MVP를 예약했다고 과언이 아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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