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노시환 ‘홈런왕’ 경쟁, ‘스토리’는 확실...진짜는 ‘후반기’다 [SS포커스]

김동영 2023. 7. 12.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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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최정(왼쪽)과 한화 노시환. 사진제공 | SSG 랜더스, 한화 이글스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신구 홈런왕’ 경쟁이 불붙었다. SSG 최정(36)과 한화 노시환(23)이 주인공이다. 마냥 앞선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지만, 최소한 현시점에서 홈런 ‘쌍벽’은 최정-노시환이다. 일단 ‘1라운드’는 끝났다. 최정의 부상 때문이다. 진짜는 후반기다.

최정과 노시환은 올시즌 나란히 맹타를 선보이고 있다. 최정이 73경기, 타율 0.311, 19홈런 58타점, 출루율 0.396, 장타율 0.577, OPS 0.973을 치고 있다. 노시환은 77경기, 타율 0.315, 19홈런 57타점, 출루율 0.397, 장타율 0.561, OPS 0.958을 만들고 있다.

스탯티즈 기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을 보면 노시환이 4.43으로 리그 1위이고, 최정이 3.79로 리그 3위다. 3루수로 포지션까지 같다. 수비력도 갖추고 있다. 리그 최고의 3루수를 놓고 다투는 중이다.

특히 홈런이 눈에 띈다. 나란히 19개로 리그 공동 1위다. 3위 박동원(LG)이 15개, 4위 최주환(SSG)이 14개다. 격차가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금방 뒤집힐 차이도 아니다.

최정의 홈런 선두는 이상하지 않다. 통산 3회 홈런왕에 올랐다. 2016년과 2017년 40홈런-46홈런을 때리며 2연패에 성공했고, 2021년에도 35홈런으로 1위를 차지했다. 2년 만에 다시 타이틀을 노린다.

한화 노시환(왼쪽)과 SSG 최정.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SSG 랜더스


특히 6월이 뜨거웠다. 타율 0.360을 치더니 홈런을 무려 11개를 날렸다. 이를 바탕으로 6월 월간 MVP에도 등극했다. 7월 들어 3경기에서 홈런을 치지 못하면서 살짝 처진 상황이지만, 여전히 강력한 홈런왕 후보다.

통산 4번째 홈런왕 도전이다. 달성시 역대 3위다. 박병호가 6번으로 가장 많고, 이승엽이 5번 등극했다. 최정이 뒤를 잇게 된다. ‘홈런왕 계보’를 잇는 슈퍼스타다.

노시환은 ‘부활’이라는 단어로 정리가 된다. 2019년 1라운드 지명자다. 2년차인 2020시즌 타율 0.220, 12홈런 43타점을 만들며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2021년에는 타율 0.271, 18홈런 84타점을 생산하며 더 성장했다. ‘젊은 거포’의 선두 주자라 했다.

지난해 삐끗했다. 타율은 0.281로 더 올라갔는데, 홈런이 단 6개에 그쳤다. 전체적인 성적이 떨어지고 말았다. 팀 성적까지 좋지 않으면서 노시환에게 비판이 쏟아졌다.

SSG 최정(왼쪽)과 한화 노시환. 사진제공 | SSG 랜더스, 한화 이글스


2023시즌을 정조준했다. 스프링캠프 당시 “올해는 무조건 잘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살도 10㎏를 뺐다. 비시즌 경남고 대선배 이대호의 레슨도 받았다.

결과물이 나온다. 이미 홈런은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커리어 하이를 넘어섰다. 데뷔 첫 3할도 보인다. 타점도 이 추세면 개인 최다인 84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출루율 4할-장타율 5할도 보인다.

홈런왕 타이틀도 바라보고 있다. 꾸준하게 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4월 2개를 쳤고, 5월 7개, 6월 6개를 기록했다. 7월은 벌써 4개다. 그래프가 우상향이다. 더 많은 대포를 기대하게 만든다.

리그 전체로 봐도 노시환의 등장은 반갑다. 20대 거포이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모두 30대 타자가 홈런왕에 올랐다. 리그 전체로 봐도 20대 장타자가 씨가 말랐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유망주들이 잘 크지 못한 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시환이 펄펄 날고 있다.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홈런 1위에 오른다면, 6년 만에 20대 홈런왕이 된다. 공교롭게도 마지막이 최정이다. 2016년 29세의 나이로 오른 바 있다.

한화 노시환(왼쪽)과 SSG 최정.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SSG 랜더스


만약 노시환이 올시즌 홈런왕을 차지한다면, 그야말로 ‘역대급’이 된다. KBO리그 역사상 23세 이전에 홈런왕에 오른 선수는 딱 2명 있다. 장종훈과 이승엽이다.

장종훈이 1990년 22세에 달성했고, 1991년 23세 시즌에도 홈런왕이 됐다. 그리고 ‘국민타자’ 이승엽이 21살인 1997년과 23살인 1999년 홈런왕이 됐다. 노시환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일단 최정-노시환 대결 1라운드는 끝이 났다. 최정이 내전근 부상으로 10일 1군에서 말소됐다. 11~13일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 뛰지 못한다. 후반기를 바라보고 있다. 노시환이 이번 3연전에서 홈런 하나라도 치면 단독 1위가 된다.

결국 진짜는 후반기다. 시즌 끝까지 치열한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 관록의 거포와 신흥 장타자의 대결. 누가 최고가 되더라도 이야기는 된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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