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은 왜 EEZ에 집착할까… 北, 이틀 연속 美 정찰기에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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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앞세워 연일 말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아랑곳없이 격추를 운운하며 EEZ를 마치 영해인양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북한이 멀찌감치 떨어진 EEZ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를 추정할 만한 대목이다.
북한이 '경제수역'으로 칭하지만 일반적 EEZ와 개념이 다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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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앞세워 연일 말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정찰기를 격추하겠다"며 전례 없이 거친 표현을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그런데 김 부부장이 시비를 거는 건 배타적경제수역(EEZ)이다. EEZ는 연안에서 200해리(약 370㎞)까지로, 통상 선박이나 항공기의 통행이 허용되는 곳이다. 연안 12해리(약 22㎞)까지인 영해와는 다르다. 하지만 북한은 아랑곳없이 격추를 운운하며 EEZ를 마치 영해인양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왜 이렇게 EEZ에 집착하는 것일까.
김 부부장은 11일 담화를 통해 미 공군 정찰기가 전날 강원도 통천 동쪽 435km~경북 울진 동남쪽 276km 해상 상공을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선 동해 우리 측 경제수역 상공을 8차에 걸쳐 무단침범하면서 공중 정탐행위를 감행했다”며 “반복되는 무단 침범 시엔 위태로운 비행을 경험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합동참모본부는 “EEZ는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가 있는 곳”이라며 “이곳을 비행했다고 해서 ‘침범’했다고 표현하진 않는다”고 반박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1,000km 이상 거리를 탐지할 수 있는 레이다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성능만 놓고 보면 EEZ를 넘나드는 미 정찰기를 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의 낙후된 전력 사정과 느슨한 원거리 방공망에 비춰 24시간 항적을 추적하는 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 정찰기에 대응하는 데 구멍이 적지 않은 셈이다. 북한이 멀찌감치 떨어진 EEZ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를 추정할 만한 대목이다.
과거 씁쓸한 경험도 있다. 북한은 2017년 9월 미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북한으로 접근했는데도 실시간 탐지에 실패했다. 당시 B-1B는 야간에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원산 앞 300km 해상에서 무력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북한은 엿새가 지나 국내 언론에 보도가 나온 뒤에야 “우리 영공을 침범하려는 미국의 공중비적들을 단호히 격추시킬 의지에 넘쳐 있다”고 뒷북을 치며 체면을 구겼다.
통상 각국은 방공식별구역(ADIZ)을 설정해 미리 허가받지 않은 타국 항공기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ADIZ를 선포한 적이 없다. 대신 1977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경제수역에 관한 정령’을 통해 "사전승인 없이 외국인들과 외국선박, 외국항공기 등은 북한 경제수역 안에서 촬영 등을 할 수 없다"고 적시했다. 이는 1982년 해양법에 관한 유엔협약에 따른 EEZ와 비교해 주장하는 권리의 범위가 훨씬 넓다. 북한이 '경제수역'으로 칭하지만 일반적 EEZ와 개념이 다를 수 있는 것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 전략정찰기가 북한이 발표한 경제수역에 조금이라도 들어갔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평양 비행정보구역(FIR)을 고려해보면 북한은 자신이 선포한 경제수역 상공을 ADIZ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ADIZ는 영공과 달리 그 안에 들어왔다고 해서 무력을 행사할 수는 없다. 북한의 '격추' 위협이 국제사회에 통용되기 어려운 이유다.
북한의 도발 수단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말로 국면 전환을 노렸을 가능성도 있다.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7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은 여의치 않다.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는 워낙 자주 반복돼 위력이 떨어진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로 북한이 리스크를 많이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 강한 말폭탄을 통해 시선을 돌리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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