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이 원했나, 설계사가 밀었나... '강상면' 종점 급부상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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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애초 사업 구상 시기부터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과정을 거쳐 최근까지 거의 거론되지 않았던 '양평군 강상면'이 왜 대안으로 갑자기 튀어나왔느냐는 점이다.
11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현재까지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강상면 종점'이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문건은 2018년 양평군이 수립한 '2030 양평군 기본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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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양평군 계획에 나오지만
위치 대략 표시한 군의 '희망사항'
지난해 정권 바뀐 뒤에야 급부상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애초 사업 구상 시기부터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과정을 거쳐 최근까지 거의 거론되지 않았던 ‘양평군 강상면’이 왜 대안으로 갑자기 튀어나왔느냐는 점이다. 변경 탓에 대안 종점 주변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가 보유한 토지가 적잖은 규모로 분포됐다는 점을 들어 야당에선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대안에 대한 여론이 그 이전부터 지역에 존재했고, 실제 평가해보니 강상면 종점이 최적이라고 맞서는 형국이다. ‘양평군 강상면’ 종점안이 어느 시점에 등장, ‘양평군 양서면’ 종점안을 대체하게 됐는지 들여다봤다.
11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현재까지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강상면 종점’이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문건은 2018년 양평군이 수립한 ‘2030 양평군 기본계획’이다. 총 408페이지 분량의 이 문건 185페이지에는 경기 하남시를 출발해 동쪽으로 ‘국도 6호선(교통체증) 개선방안’이라는 제목의 지도에 경기 하남시를 출발해 동쪽으로 남양평 나들목(IC)을 잇는 붉은색 선이 그어져 있다. 선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신설로 표시돼 있다. 남양평IC의 소재지는 강상면이다. 또 184페이지에는 지역 내 도로망이 “양평군의 남부지역인 강상, 강하면과 개군면이 남한강을 경계로 단절돼 있어 동서 간 연계성이 미약한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양평군은 지역 남부를 연결하기 위해 국책사업인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이용하고 싶어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선규 양평군 도로과장은 “(2018년) 이전에도 대안과 유사한 노선에 대한 의견이 지역에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은 앞서 2008년 경기도 민자사업으로 처음 제안됐다가 2017년 국책사업인 제1차 고속도로건설계획(2016~2020년)에 중점사업으로 반영된다. 이를 바탕으로 예타(2021년)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종점은 줄곧 ‘양평군 양서면’이었다. 국책사업인 만큼 양평군의 기본계획이 고려될 여지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정병국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2016년부터 추진한 강상분기점(JCT) 설치가 그 시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노선은 2021년부터 시작된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양평~이천 건설사업의 일부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과는 무관하다.
강상면 종점이 급부상한 것은 윤 대통령 집권 전후다. 국토부가 예타를 통과한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시작하면서 설계사(동해종합기술공사, 경동엔지니어링)에 조사를 맡겼고, 설계사가 지난해 5월 강상면 종점 대안을 최적 노선 후보로 제시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양평군이 양서면을 종점으로 하고 예타안과 유사한 노선을 1안으로, 대안과 유사한 노선을 2안으로 하는 3개의 노선을 국토부에 제안한 것은 그 이후인 지난해 7월이다.
결국 강상면 종점안은 2018년 이후 양평군 내에서만 논의되다가 정권 교체가 이뤄진 지난해에서야 급부상했다. 최종 결정은 올해 5월 국토부가 내렸다. 다만 국토부 결정 과정에 핵심적 요인을 제공한 쪽이 양평군인지, 설계사인지, 국토부 자체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는 안갯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여러 선행 자료들과 설계사의 평가 등을 종합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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