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 8월 말 문 닫는다… 환자에 병원 이전 지원

홍은심 기자 2023. 7. 12. 03: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백병원이 8월 31일까지 모든 환자 진료를 종료하고 폐원한다.

인제대 서울백병원은 7일 "각 부속병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내부 논의를 거쳐 8월 31일까지 환자 진료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서울백병원의 폐원을 의결한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현재 병원 구성원 전원에 대한 고용은 유지하면서 당초 8월 말까지로 알려진 병원 운영 및 환자 진료 종료 시점을 그대로 확정해 통보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적자 만회할 대책 못 내놔
동문-노조-교수 등은 반대
서울백병원이 8월 31일까지 모든 환자 진료를 종료하고 폐원한다.

인제대 서울백병원은 7일 “각 부속병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내부 논의를 거쳐 8월 31일까지 환자 진료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서울백병원의 폐원을 의결한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현재 병원 구성원 전원에 대한 고용은 유지하면서 당초 8월 말까지로 알려진 병원 운영 및 환자 진료 종료 시점을 그대로 확정해 통보했다.

서울백병원은 원내 공지와 전화 등을 통해 외래·입원·예약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 종료일과 각종 서류 발급 등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원 중인 환자들의 타 병원 전원도 지원하는 한편 현재 수련 중인 인턴들은 같은 계열인 다른 지역의 백병원이나 타 병원으로 옮겨 수련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사업체 검진과 임상 연구 등 진행 중인 의료사업도 다른 백병원으로 이관할 계획이다.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 외에도 상계·일산·부산·해운대백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인제학원과 서울백병원 측은 상주인구가 희박한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병원의 의료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찾았으나 누적된 적자를 만회할 만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병원은 “외부 전문 기관의 경영 컨설팅을 받았고 종합병원 유지, 전문병원 전환, 검진센터 및 외래센터 운영, 요양병원 및 요양 거주 시설 등 모든 대안을 분석하고 논의했으나 실효성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서울백병원의 폐원은 전체 의료원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백병원 각 진료과 동문 대표들은 성명서를 내고 폐원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이어갔다. 이들은 동문 대표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인제학원 이사회는 폐원 의결을 취소하고 서울백병원의 설립 취지를 되새겨 시민에 헌신하고 의료 발전에 기여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3일에는 병원 설립자의 후손인 백진경 인제대 멀티미디어학부 교수와 병원 소속 교수들이 서울시청에서 강철원 정무부시장과 만나 “재단에서 출구 전략 없이 폐원 결정을 한 것은 부당하다”며 폐원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노조와 교수 등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서울백병원지부는 병원 측이 노조와의 합의 없이 진료 종료 시점을 결정했다며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서울백병원은 도심 공동화와 대형 병원과의 경쟁 등에 따른 영향으로 최근 20년간 누적된 1745억 원에 달하는 적자 규모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폐원을 결정했다. 다음은 서울백병원 동문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서울백병원 동문 성명서
“인제학원 이사회는 폐원 의결을 취소하고 서울백병원의 설립 취지를 되새겨 시민에 헌신하고 의료 발전에 기여할 방안을 마련하라.”

서울백병원 동문 일동은 인제학원 이사회의 독단적인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에 충격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서울백병원은 한국 최초의 현대식 민간병원으로 민간병원 최초 혈액은행,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선수촌 전담병원 등 의료인들의 피와 땀으로 우리나라 의료의 한 축을 굳건히 담당해 온 서울 근대화의 중요한 유산이자, 중구 유일의 대학병원이다.

우리 서울백병원 동문들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함께하며 전국 곳곳에서, 또 해외에서, 자부심을 갖고 의료인으로서 환자와 지역사회에 헌신해 왔다. 동문 일동은 작금의 서울백병원 폐원 의결이라는 공정과 상식에서 벗어난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으며, 재단 이사회가 서울백병원의 현 위기 상황을 초래한 책임이 없는지를 엄중히 묻는다.

인제학원 이사회는 인술로써 세상을 구한다는 인술제세의 백병원 설립이념을 명심하고, 서울백병원이 제대로 된 역할과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동문 일동은 인제학원 이사회에 폐원 의결을 철회하고 서울백병원이 의료와 의학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 발전계획을 수립하기를 촉구한다.2023. 7. 7.

서울백병원 동문일동 동문대표: 내과 동문대표 양대원, 성형외과 동문대표 유영준, 마취통증의학과 동문대표 윤재철, 정형외과 동문회장 최일규, 정신건강의학과 동문회장 박세현, 이비인후과 동문회장 윤상필, 영상의학과 동문회장 황대헌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