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암병원 신관 첫 환자는 ‘봉천동 슈바이처’ 윤주홍 원장

조선희 기자 2023. 7. 12.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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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암병원 신관 오픈
규모 2배 키우면서 병상 수는 유지, 디지털 헬스케어 활용해 첨단 진료
모교 병원서 검진 받은 윤주홍 원장… 의료낙후지역-보육원 등 찾아 봉사
2021년엔 고려대에 10억원 기부도
고려대 안암병원은 최근 신관을 완공하고 10일 진료를 개시했다. 사진은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은 윤주홍 원장(왼쪽)과 한승범 고려대 안암병원장.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새롭게 출발하는 메디컴플렉스를 통해 최상의 진료와 첨단 의학의 연구, 세계적 의료인 양성으로 인류의 삶과 건강에 기여할 것”》

고려대 안암병원(원장 한승범) 메디컴플렉스 신관의 1호 진료는 봉천동 슈바이처로 알려진 윤주홍 원장이 주인공이 됐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최근 신관을 완공하고 7월 10일 진료를 개시했으며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은 윤주홍 원장이 1호 환자가 됐다. 윤 원장은 새로 마련된 건강검진센터에서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다. 평생을 나눔과 봉사의 삶을 살아온 윤주홍 원장이 이번에는 새로 진료를 개시한 모교 병원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것이다.

한승범 원장은 “한평생 의료에서 소외된 이웃에게 인술을 펼치신 윤주홍 원장님을 새로 시작하는 메디컴플렉스 신관의 첫 진료로 모시게 돼 대단히 뜻깊다”며 “구한말 의료에서 소외됐던 여성의 진료를 위해 여의사를 양성한 로제타 홀 여사의 인술에서부터 시작된 고려대 안암병원은 새롭게 출발하는 메디컴플렉스를 통해 최상의 진료와 첨단 의학의 연구, 세계적 의료인 양성으로 인류의 삶과 건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고려대 안암병원 메디컴플렉스 신관의 오픈을 축하한다”며 “병원의 눈부신 발전만큼 앞으로도 지금처럼 많은 이에게 고려대 안암병원의 인술을 전하는 존경받는 의료기관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생을 나눔과 봉사의 삶을 살아온 윤 원장은 1962년 고려대 의과대학의 전신인 우석대 의과대학에 편입하고 1968년 졸업과 함께 의사의 길을 시작했다. 의대를 마친 윤 원장은 봉사의 삶에 뛰어들었다. 그는 서해안에 낙안도, 외도, 간월도, 내파수도, 장고도, 고대도 등 진료 시설이 없어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섬이라면 어디든 갔다. 섬을 돌면서 윤 원장은 다양한 환자를 치료했다. 골절, 화상, 맹장 수술, 분만에 이르기까지 많은 환자가 윤 원장의 도움을 받았다. 윤 원장은 무의도와의 인연을 40년 동안 이어갔다.

1973년 윤 원장은 판자촌이 즐비한 낙후 지역에 ‘윤주홍 의원’을 개원하고 빈민들을 위한 진료를 펼쳤다. 보육원을 순회하며 2000여 명이 넘는 아이들을 치료했다. 1994년에는 관악장학회를 설립해 돈이 없어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2000명의 학생에게 도움을 줬다. 무의촌 진료를 포함한 수많은 공로를 인정받아 제1회 서울시민대상과 국민훈장 동백장 등을 수상했다.

지난 2021년에는 모교인 고려대에 의학발전기금으로 10억 원을 기부했다. 평생을 함께한 병원을 정리한 돈과 가지고 있던 것을 모두 모은 10억 원이었다. 평생 나눔을 실천한 윤 원장은 마지막 재산까지도 기부하며 모교가 한 차원 높은 의학과 연구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랐다.

한편 이날 새로운 공간에서 진료를 개시한 안암병원은 10여 년의 추진 기간을 거쳐 메디컴플렉스를 완성했다. 병원의 규모가 2배가량 커졌음에도 병상 수를 늘리지 않고 환자들의 진료와 입원 공간을 확대하는 등 진료 환경을 개선했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이번 메디컴플렉스 신관을 통해 필수 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더했다. 1층에 자리 잡은 응급의학센터는 기존 응급의학센터를 확대하고 구역을 재배치해 더 많은 환자가 빠르고 정확한 진료와 처치를 받을 수 있다. 병원의 입구인 2층부터 4층까지 이어지는 로비 공간을 아트리움으로 조성해 개방감을 극대화했으며 동선의 최적화를 이뤘다. IoT와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하는 첨단 진료를 실현한 외래 진료 공간과 스마트 병동이 운영되며 건강검진센터와 VIP 병동을 새로 마련했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이번 완공에 이어 수술실을 확대하고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갖출 계획이다. 또한 기존 본관의 리모델링을 통해 공간의 상향 평준화를 이룰 예정이다. 더불어 국내 최고의 연구 중심 병원으로 인정받고 있는 안암병원은 진료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융합연구동을 신축하고 연구 역량을 강화해 미래 의학의 발전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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