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처럼 뿌연 시야, ‘녹내장’ 신호일 수도[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홍은심 기자 2023. 7. 12.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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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인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을 누르거나 시신경 등에 영양, 산소를 공급하는 혈액의 흐름에 장애가 생겨 발생한다.

최근 연세대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성학준,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이규배,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찬윤,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최웅락 교수 연구팀은 안압이 증가해 발생하는 녹내장의 병기에 맞춰 안압 조절이 가능한 방수 유출 튜브를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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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홍은심 기자
시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인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을 누르거나 시신경 등에 영양, 산소를 공급하는 혈액의 흐름에 장애가 생겨 발생한다. 처음에는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시야 일부가 지워진 것처럼 보이다가 주변부가 뿌연 안개처럼 보인다. 말기에는 검게 보인다.

녹내장은 만성 녹내장과 급성 녹내장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 녹내장은 한순간에 눈 속의 압력이 상승하는 증상으로 안구 통증과 두통, 구토 등을 유발한다. 증상이 나타난 후 빠르게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기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이에 방치하기 쉽지만 증상이 나타나면 진행이 빠른 편이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개방각 녹내장과 폐쇄각 녹내장으로 나눌 수 있다. 개방각 녹내장은 눈의 체액(방수)이 나가는 배출구는 열려 있지만 원활히 빠져나가지 못해 발생한다. 대부분 서서히 진행돼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녹내장의 약 80% 정도가 개방각 녹내장이다. 우리나라는 정상 안압을 가진 녹내장이 개방각 녹내장의 70∼80%를 차지한다.

한 번 망가진 시신경은 지금의 치료제나 의료 기술로는 회복할 수 없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게 중요하다. 증상이 없어도 40세 이상이거나 근시가 심한 경우,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자,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

녹내장 치료는 대부분 약물 치료로 진행된다. 안압을 낮추는 안약을 주기적으로 점안한다. 약물 사용이 어렵거나 약물 처치만으로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레이저 홍채절개술, 섬유주성형술 등의 레이저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또 다른 치료법 중 하나는 방수를 유출하는 튜브를 눈에 삽입하는 것이다. 문제는 환자 안압 변화에 따른 방수량 조절이 어렵다는 것이다. 튜브 지름에 따라 방수량이 달라지는데 실리콘 소재 튜브를 안구에 삽입하면 지름 조절이 불가하다.

처음에는 지름이 큰 만큼 안압을 많이 떨어뜨린다. 실제로 이러한 초기 저 안압을 경험하는 환자 비율은 50∼70%에 이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눈이 실리콘을 이물질로 인식해 방수 방출구 주변에 섬유 조직이 과도하게 형성되면 방수의 원활한 배출을 방해하고 안압의 재상승을 유발한다.

최근 연세대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성학준,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이규배,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찬윤,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최웅락 교수 연구팀은 안압이 증가해 발생하는 녹내장의 병기에 맞춰 안압 조절이 가능한 방수 유출 튜브를 제작했다.

성학준 교수는 “녹내장 방수 치료에서 사용하는 튜브는 지름 조절이 자유롭지 못해 환자 안압 변화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이번에 개발한 튜브는 크기 조절이 가능한 만큼 초기 저안압은 물론 후기 고안압까지 예방할 수 있기에 기술 이전한 티엠디랩의 상용화 가치를 높였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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