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와 함께 몰아치는 핑크빛 물결… 올해도 ‘바비코어’ 대세로
과감한 핑크 적용한 의상-소품 등 인기
모스키노-베르사체-샤넬 등 신제품 선보여
낙관-긍정의 상징… 불황기 더 인기 끌 것
여기서 잠깐 바비에 대해 알아보자. 바비는 1959년 미국 완구업체 마텔에서 선보인 성인 여성 인형이다. 탐스러운 금발, 커다란 눈망울, 8등신의 신체 비율, 호화로운 핑크색 의상. 당시 여성을 상징하는 아름다움의 조건을 모두 갖춘 바비는 출시되자마자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후 전형적인 미의 틀을 깨려는 시도와 함께 다양한 체형과 피부색, 패션,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세대를 아우르는 워너비 아이콘이 됐다.
바비의 영화화 소식에 ‘인간 바비’로 분한 로비에게도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그는 바비를 상징하는 핑크색 의상을 입고 주요 도시를 돌며 제작발표회 현장을 핑크로 물들였다. 2일 영화 홍보차 내한한 그가 공항에서 선보인 브랜드는 모스키노. 파스텔 핑크 톤의 투피스에 하트 프레임 선글라스와 미니 백으로 사랑스러운 바비 룩을 연출했다.
이어진 미디어 행사에서는 1985년 출시한 바비 인형 ‘데이 투 나이트’ 시리즈를 완벽하게 재현해 주목을 받았다. 베르사체의 핫 핑크 블레이저와 미디스커트에 페도라, 스틸레토 힐을 매치한 세련된 스커트 슈트 룩으로 레드 카펫을 밟는가 하면, 반짝이는 핑크 글리터 톱과 풍성한 시폰 스커트를 활용한 파티 룩으로 제작발표회 현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국내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도 바비 열풍에 동참했다. 로비를 위해 특별 제작한 핑크색 한복 조끼를 건네며 그에게 ‘K바비’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선사했다.
영화 개봉을 두 팔 벌려 반기듯 ‘바비코어’는 런웨이와 스트리트를 장악하고 있다. 바비코어는 디스코가 흥행하던 시절인 1980년대의 복고풍(레트로) 패션을 뜻한다. 바비 인형이 입을 법한 핑크 컬러를 메인으로 극도의 여성스러움을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바비코어 트렌드를 주도하는 브랜드 모스키노는 2023 리조트 컬렉션을 아예 핑크 팔레트로 가득 채웠다. 리드미컬한 기하학 패턴이 돋보이는 핑크색 의상들은 하와이 등으로 휴가를 떠나는 바비를 떠올리게 했다. 오리지널 바비로 칭송받던 1960년대 패션 아이콘 섀런 테이트를 연상시키는 모델들을 섭외해 사실감을 더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바비코어 열풍에 블랙핑크 맴버인 리사와 제니, 헤일리 비버, 킴 카다시안 등 많은 국내외 연예인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젠지(Z세대)들도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여성성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자신 있는 태도가 오히려 힙하게 느껴진다는 이유에서다. 핑크를 앞세운 바비코어 트렌드는 패션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마세라티는 지난해 마텔과 협업해 바비 인형을 연상시키는 밝은 분홍색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레칼레를 선보였다.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도 사용자들이 아바타를 바비처럼 꾸밀 수 있게 했다.
안미은 패션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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