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터널 천장 상판 이음부 내화재 모두 빼고 시공
세종포천고속도로 세종~구리 구간 공사에서 안전상 문제점과 예산 낭비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이 11일 공개한 ‘주요 SOC(고속도로) 건설사업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강동IC와 경기 하남시 초이IC를 잇는 3.8㎞ 길이 지하 터널인 ‘방아다리터널’의 풍도(風道) 시공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다. 풍도는 터널 천장부에 설치되는 연기 배출 통로로, 터널 안에서 불이 났을 때 연기를 빨아들여 밖으로 배출해주는 역할을 한다.
태영건설은 풍도를 최신 공법으로 시공하겠다며 터널 공사를 수주했다. 이 공법은 풍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철근콘크리트 상판 사이를 불에 잘 견디는 내화재(耐火材)로 채워넣어야 한다. 하지만 태영건설은 상판 사이에 내화재를 전혀 넣지 않는 설계안을 제출했고, 한국도로공사는 이 설계안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은 채 승인해줬다. 그 결과, 4000여 개에 달하는 철근콘크리트 상판이 이음부에 내화재 없이 시공됐다. 이렇게 시공된 상판들에 열을 가하면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져 나오거나 상판 자체가 무너져, 아래에 있는 자동차를 덮칠 수 있다.
감사원은 도로공사가 이 고속도로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사업비 279억원이 낭비됐고, 다른 사업비 121억원이 과다 계상된 사실도 확인했다. 감사원은 도로공사에 품질 관리 업무를 태만히 한 담당자 4명을 징계 또는 주의 조치 하라고 요구했다. 또 태영건설 등에 대해서는 풍도를 보강하거나 재시공하게 하는 한편, 영업정지 등의 제재를 가하라고 통보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감사원 지적에 대해 적합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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