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의 우영우’ 2연패 도전
지난해 미국골프협회(USGA)가 신설한 제1회 US 어댑티브(장애인) 오픈에서 우승한 이승민(26·하나금융그룹)은 ‘필드의 우영우’란 별명을 얻었다. 당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변호사의 활약을 그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를 반영한 애칭이다. 그는 드라마 이상 힘겨운 현실 장벽을 넘어선 감동의 주인공이다.
발달장애 3급인 그는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들 때까지 늘 곁을 지켜주는 어머니 박미애씨와 연습장과 필드를 찾아다니며 세상의 차가운 시선을 이겨내고 장애인으로는 처음 2017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프로가 됐다. 투어 프로는 프로골프 대회에 나설 수 있는 프로를 말한다. 그는 이제까지 KPGA 1부인 코리안투어 4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했다. 이어 USGA가 장애인에 대한 세상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마련한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전 세계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런 이승민이 제2회 US 어댑티브 오픈 첫날 1타 차 단독 2위에 오르며 대회 2연패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승민은 11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리조트 6번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단독 선두인 코너 스톤(아일랜드·5언더파 67타)에 1타 뒤진 단독 2위. 이승민은 “US 어댑티브 오픈은 내 인생을 바꿔준 대회”라며 “우승을 계기로 많은 사람이 알아봐 주신다. 무엇보다 장애인 골퍼들이 당당하게 경쟁하는 최고의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어 정말 기뻤다”고 했다. 사회도 그의 분투에 화답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승민이 투어프로가 되기 전부터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고,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3년간 별도의 후원 계약을 맺어 SK텔레콤 어댑티브 오픈을 열고 있다. 이승민은 “US오픈 2연패를 달성해 대회 역사를 새로 쓰고 싶다”며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가끔 나도 모르게 경기에 집중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대회에는 오른손이 없는 채 태어난 16세 소녀부터 77세 시각장애인 할아버지까지 발달 장애와 다리 장애 등 다양한 장애를 지닌 각국 96명의 골퍼가 참가했다. 이 대회는 프로와 아마추어 구분 없이 일정 핸디캡(타수) 이상의 자격을 갖추면 된다. 장애 등급에 따라 티잉 구역을 5개(3862야드~6460야드)로 달리해 3라운드 경기를 한다. 장애 부문별 우승자와 통합 남녀 우승자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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