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대와 우려 교차하는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 출범

2023. 7. 1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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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울산 경남의 행정연합체인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이 오늘 출범한다.

3개 시도는 지난 3월 '부울경 초광역경제동맹 추진단'을 꾸리고, 교통 관광 산업 등 16개 분야 공동협력 세부과제를 논의해왔다.

출범식에선 경제동맹과 별개로 부산과 경남의 행정통합 관련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된다.

초광역 경제동맹 출범에 기대보다 우려가 큰 이유는 3개 시도지사들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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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도지사 공동협력안건 의결, 메가시티 능가하는 실효성 있어야

부산 울산 경남의 행정연합체인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이 오늘 출범한다. 부산항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1회 부울경 정책협의회를 통해서다. 정책협의회는 3개 시장·도지사가 공동의장을 맡아 경제동맹 현안을 최종 결정하는 기구다. 세 단체장은 이날 경제동맹 출범과 공동협력 안건을 의결하고 공동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3개 시도는 지난 3월 ‘부울경 초광역경제동맹 추진단’을 꾸리고, 교통 관광 산업 등 16개 분야 공동협력 세부과제를 논의해왔다. 출범식에선 경제동맹과 별개로 부산과 경남의 행정통합 관련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된다. 이에 따라 부울경이 경제동맹과 행정통합 투 트랙으로 갈 지, 경제동맹만 남길 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초광역 경제동맹 출범에 기대보다 우려가 큰 이유는 3개 시도지사들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새로 뽑힌 단체장들이 특별연합(메가시티) 출범을 불과 두 달 앞둔 시점에 이를 백지화하고 새로운 연합체를 추진할 때부터 비판이 거셌다. 부산 울산 경남은 경제동맹, 부산 경남은 행정통합을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동맹은 유럽연합(EU)이나 메르코수르처럼 법과 과세 체계가 다른 국가 단위에서나 실효성 있다는 게 상식이어서 더욱 의아했다. 실제로 세 지자체가 협력 안건으로 검토 중인 교통 물류 관광 등은 지금도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분야다. 전임자 과업을 일방적으로 중단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큰 나머지 급하게 신규 의제를 띄웠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수도권에 대항하려면 광역 단위 지자체가 연합해야 한다는 데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통합 효과에 대한 이론적 뒷받침은 이미 풍부하다. 통합 혹은 연합의 추진 역사는 이름만 달랐을 뿐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이후 지난 30여년 간 꾸준히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그 많은 시간과 비용 투입에도 성사되지 않은 건 열의 부족이 아니라 사람 탓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뭉쳐야 산다는 걸 알면서도 자기 임기 내에 자리가 위태로워지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은 단체장들의 소지역 할거주의 본색 말이다. 보수 성향 단체장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 강하다. 그러니 연합보다 어려운 행정통합, 지자체 간에는 전례가 없는 경제동맹이 불쑥불쑥 나온다.

메가시티가 좌초됐다고 경제동맹까지 부정적으로 예단하는 건 섣부른 일일 것이다. 부울경 단체장이 이번 만큼은 시도민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부울경이 회생하려면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결행해야 한다. 과거처럼 시도와 좌초를 또다시 반복하다간 지역은 영영 회생 기회를 잃어버릴 지 모른다. 지역 소멸이 바로 코앞이다. 정부는 지방시대위원회를 통해 균형발전에 한껏 힘을 싣고 있다. 정부가 권한을 나눠주겠다고 할 때 제대로 챙기려면 지역 결속이 단단해야 한다. 안 그래도 실체를 의심받는 경제동맹마저 실패한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시도민의 분노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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