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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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귀국으로 당내 계파갈등이 다시 격해졌다.
비명계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도저히 뜻이 안 맞고 방향을 같이할 수 없다면 유쾌한 결별도 각오하고 해야 하지 않겠냐"고 분당(分黨) 가능성을 언급했다.
민주당의 분당을 그 누구보다 걱정하는 사람은 혁신위원회를 만든 이재명 대표일 것이다.
과연 혁신위는 계파갈등·공천학살에 따른 분당을 막을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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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귀국으로 당내 계파갈등이 다시 격해졌다. 비명계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도저히 뜻이 안 맞고 방향을 같이할 수 없다면 유쾌한 결별도 각오하고 해야 하지 않겠냐"고 분당(分黨)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런 분당설에 대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집 떠나면 춥고 배고픈 법이다. 난 분당을 한번 해본 사람이다. 분당하고 싶은 사람은 자신한테 물어보라"며 말렸다.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도 "일부 당의 인사가 탈당과 신당, 분당 등을 언급하며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일들이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분당을 그 누구보다 걱정하는 사람은 혁신위원회를 만든 이재명 대표일 것이다.
혁신위가 출범한 이유가 이재명 사당화·돈봉투·김남국 사태 등으로 위기에 빠진 당의 정체성을 혁신하는 것인데 별다른 대안제시가 없다는 것이 부담이 되고 있다. 과연 혁신위는 계파갈등·공천학살에 따른 분당을 막을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계파분열의 원인이 공천권과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혁신위가 합리적인 공천방식을 제시하지 않는 한 분당 위기는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 뻔하다. 특히 강성지지층에 의해 장악된 팬덤정당화로 인한 '당심과 민심의 분리' 및 '다수결주의'가 타파되지 않는 한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시스템 공천'을 말하지만 이것 역시 '팬덤화한 다수결주의'를 혁파하지 않고는 중도확장에 맞는 공천룰을 제시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민심과 유리된 팬덤정당화와 사당화로 쇠퇴하는 정당조직을 살릴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앨버트 허시먼이 쓴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에서 저자가 언급한 이탈(Exit) 항의(Voice) 충성(Loyalty) 개념을 응용해보면 어떨까. 허시먼은 시장에서 상품의 질이 저하될 때 소비자는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거나(이탈), 구매를 지속하면서 회사에 품질개선을 요구한다(항의)고 봤다.
허시먼은 정당조직이 쇠퇴할 때 나타나는 '이탈'과 '항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충성'을 꼽으면서 이탈자가 '충성심'이 있다면 무작정 떠나지 않는다고 봤다. 그에 따르면 충성심을 발휘하도록 당 지도부에 대한 항의를 허용하고 중도확장에 맞는 개방적인 공천룰을 보장한다면 이탈자를 '비판적 지지자'로 바꿀 수 있다.
떠나게 할 것인가. 비판자로 남게 할 것인가. 혁신위는 그들이 떠나지 않고 충성심이 있는 비판자로 남도록 획기적인 공천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참에 주기적으로 계파분열의 원천이 된 '공천권 문제'를 근본적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다. 공천권의 기반이 되는 중앙당을 폐지하고 의원 중심의 '미국식 원내정당체제'를 도입하면서 당 대표의 공천권을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미국식 예비선거제'를 도입하면 어떨까. 미국식 예비선거제는 이미 중앙선관위가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오픈프라이머리 경선제 제도화)으로 2011년과 2015년 제안했다. 이것의 법제화를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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