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BS 수신료 분리징수, 진정한 공영방송 거듭나는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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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전기요금과 TV방송 수신료(KBS·EBS 방송 수신료) 2500원의 분리징수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어제 국무회의에서 TV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해 징수하게 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KBS 수신료 분리징수에 따른 후속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분리징수가 단기간에 추진되면서 KBS 수신료의 일부를 배분받는 EBS의 재정 부족을 감안하지 못한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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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입장문을 통해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되면 사회적 혼란이 우려된다면서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이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별도로 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고, 징수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혼란과 갈등으로 국민의 불편이 가중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현실을 모르는 주장이다. 대통령실이 진행한 국민 참여 토론에서 KBS 수신료 강제징수 폐지 찬성 의견이 96%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는 수신료 분리징수에 반발할 게 아니라 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었는지부터 돌아봐야 마땅하다.
수신료 분리징수는 KBS가 자초한 것이다.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통합해 사실상 세금처럼 강제 징수해 온 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공영방송으로서 역할을 다하라는 취지에서였다. 하지만 KBS는 거꾸로 갔다. 특정 정파에 편향된 방송과 불공정 보도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는 도를 넘은 지 오래다. KBS 직원 가운데 억대 연봉자가 2200여명으로 절반을 넘고 이 중 무보직자가 1500여명에 이른다. 직원 가운데 간부 비율도 50%를 넘는다. 그런데도 인력 구조조정을 비롯한 자구 노력을 하기는커녕 수신료 대폭 인상을 추진하다 결국 비판 여론에 밀려 수신료 분리징수로 결론이 난 것이다.
KBS가 지금 할 일은 헌법소원을 내는 게 아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KBS가 공영방송으로 존재해야 할 이유를 보여 주는 것이다. 공정한 보도로 시청자 신뢰를 회복하고 비대한 몸집을 하루빨리 줄이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KBS 수신료 분리징수에 따른 후속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분리징수가 단기간에 추진되면서 KBS 수신료의 일부를 배분받는 EBS의 재정 부족을 감안하지 못한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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