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7주째 상승” vs “49주째 하락”… 정부 따로 민간 따로 집값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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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집값 동향이 부동산 통계기관마다 크게 엇갈려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 공식 통계기관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보다 0.03% 올랐다.
2020년 국토교통부가 부동산원 통계를 근거로 3년간 서울 집값이 14% 올랐다고 하자 시민단체가 KB 통계를 인용해 58% 상승했다고 반박하며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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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표 민간 통계기관인 KB국민은행(KB부동산) 조사에서 같은 날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02% 떨어졌다. 지난해 7월 중순 이후 무려 49주째 하락세다. 최근 7주간 등락률을 누적하면 서울 아파트값은 부동산원 통계로 0.26% 오른 반면 KB 통계로는 0.43% 내렸다. 격차가 크다 보니 실수요자 사이에선 어느 통계를 기반으로 내 집 마련이나 대출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헷갈린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 시세가 이처럼 제각각인 것은 조사 표본과 방법 등 통계 산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간 조사의 경우 부동산원은 아파트 3만2900채를 표본 삼아 전문 조사원이 실거래가와 호가, 인근 단지 시세, 부동산중개업소 의견 등을 반영해 표본가격을 정한다. 반면 KB부동산은 6만2220채를 표본으로 해당 지역 중개업소가 정해진 산식에 맞춰 가격을 입력하면 추가 검증하는 식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 월 3000여 건에 그칠 정도로 주택 거래가 적을 때는 조사 과정에서 정성적 평가가 더 많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할 때마다 집값 통계를 둘러싼 논란은 반복됐다. 집값 급등이 한창이던 2020∼2021년엔 부동산원이 집계한 집값 상승 폭이 KB 통계보다 너무 작아 문제가 됐다. 2020년 국토교통부가 부동산원 통계를 근거로 3년간 서울 집값이 14% 올랐다고 하자 시민단체가 KB 통계를 인용해 58% 상승했다고 반박하며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부동산 통계로는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 없다. 지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도 급등한 집값을 반영하지 못한 통계가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원은 정부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통계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부동산 관련 공공데이터를 대폭 개방해 민간 경쟁을 통해 주택 통계 전반의 품질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필요하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정확한 통계가 첫걸음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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