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열에너지 이용… 한강물로도 전기 아낀다

서울시, 2023년 강북·자양취수장 시범 도입
롯데타워 이미 활용… 年 17억원 절감

한강물로 냉난방이 가능할까. 답은 가능하다이다.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겠지만, 수열에너지는 주요 재생에너지원 중 하나다. 서울시는 이미 한강물을 활용한 수열에너지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강북취수장과 자양취수장의 냉난방에 수열에너지를 시범 도입해 가능성을 타진한다.

수열에너지는 댐·하천이나 수도관의 물 온도가 여름에는 바깥보다 차고 겨울에는 따뜻한 현상을 이용한다. 취수장의 경우 한여름에는 바깥 온도가 8.8도 높고, 한겨울에는 9.1도나 낮다. 물을 열원으로 삼아 히트펌프를 이용해 냉난방을 하게 된다.

서울시가 두 취수장을 선택한 이유는 원수를 취수해 정수센터로 보내는 도수관로와 가까워 초기 시설비가 절감되고, 기존 냉난방 시스템의 교체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시는 두 시설에 수열에너지를 적용하면 연간 90MWh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세먼지는 연간 27.8㎏, 이산화탄소 배출은 42.5t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는 또 내년까지 삼성서울병원(39.4MW), 한국종합무역센터(31.4MW)에 수열에너지를 도입한다.

현재 서울에서는 잠실롯데월드타워(10.5MW)와 한강홍수통제소(351KW)에서 이미 냉난방에 수열을 쓰고 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의 경우 광역상수관로와 가까워 수열에너지 활용이 유리했다. 이 건물은 123층 전체에 필요한 에너지 중 3.5%를 수열로 충당한다. 도시가스와 비교하면 수열을 통해 지난해 1년간 에너지 비용 17억원을 절감했다. 온실가스 배출도 1400t 줄였다.

롯데월드타워 측은 “수열은 도시가스보다 생산단가가 낮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다”며 “냉각탑 설비가 필요 없어 수자원을 절약할 수 있고 냉각탑 열기 방출이 없어서 도심열섬 현상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열은 초기 시설 투자비가 많이 들고 상수관로와 인접해야 한다는 지리적 제약이 있다. 추후 증설이 필요할 때 확장이 어려운 것도 단점이다. 롯데월드타워 측은 “장마나 태풍 때 광역수 내의 이물질이 많이 유입돼 유지관리가 어렵다”며 “동절기에 원수 온도가 낮으면 과냉각이 발생해 히트펌프 가동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