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이새샘]시급한 외국인력 유치, 한국은 과연 준비됐나

이새샘 산업2부 차장 2023. 7. 11. 23: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넷플릭스의 '네버 해브 아이 에버'는 인도 출신 이민 1세대 소녀인 데비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하이틴 코미디 드라마다.

미국 캘리포니아가 배경인 이 드라마는 데비가 다양한 갈등을 겪으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위트 있게 담고 있다.

'네버 해브'의 작가이자 제작자인 배우 민디 캘링 역시 인도계 미국인으로 드라마 '오피스'와 영화 '오션스 에이트' 등에 출연하고 드라마 '민디 프로젝트' 등을 히트시킨 인물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새샘 산업2부 차장
넷플릭스의 ‘네버 해브 아이 에버’는 인도 출신 이민 1세대 소녀인 데비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하이틴 코미디 드라마다. 미국 캘리포니아가 배경인 이 드라마는 데비가 다양한 갈등을 겪으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위트 있게 담고 있다.

드라마에서 인상적인 점은 등장인물의 극중 직업이다. 데비의 엄마 날리니는 피부과 의사, 이모 카말라는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연구원, 삼촌은 보안 전문가, 이모와 선을 본 프라샨트는 인도에서 갓 건너온 정보기술(IT) 전문가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 글로벌 빅테크 CEO를 인도계 미국인이 도맡고 있는 현실이 드라마에도 반영돼 있는 셈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내놓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90년 이후 미국에서 나온 특허의 수, 각 특허의 경제적 가치 등을 분석했을 때 최근 약 30년간 미국에서 이뤄진 혁신의 36%는 이민자가 창출해 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의 전체 발명가·창작가 중에서 이민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그쳤다. 즉, 혁신에 대한 이민자의 가치 창출이 크다는 의미다.

꼭 이런 연구 결과가 아니더라도 끊임없이 유입되는 이민자와, 그에 따른 풍부한 인적 자원이 미국의 혁신을 떠받치고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네버 해브…’의 작가이자 제작자인 배우 민디 캘링 역시 인도계 미국인으로 드라마 ‘오피스’와 영화 ‘오션스 에이트’ 등에 출연하고 드라마 ‘민디 프로젝트’ 등을 히트시킨 인물이다. 이민자가 창출해 낸 혁신의 또 다른 사례가 바로 그 자신인 셈이다.

인구감소 시대에 접어든 한국 역시 성장과 혁신을 위해서는 외국 인력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국내 중소기업 187개사 중 절반이 넘는 54.5%가 외국인 소프트웨어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싶다고 답변했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은 베트남을 방문해 현지 베트남 청년들을 만나 양국 간 디지털 교류를 강조하기도 했다. 베트남의 우수 인재가 한국으로 와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행히 많은 외국인 청년이 임금이나 근무환경 때문에, 혹은 K컬처 때문에 한국에서 일하는 데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수요와 공급이 맞는 셈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국내로 온 뒤다. 인력난을 반짝 해소할 수단으로만 그들을 취급한다면 우수 숙련 인력을 놓치게 될 뿐이다. 한국에 정착해 가족을 이루고 진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할 정책, 그래서 더 많은 인재가 한국으로 향하도록 할 정책이 필요하다.

‘네버 해브…’ 시즌2 초반, 데비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가족들이 있는 인도로 돌아가려 했던 데비의 엄마 날리니는 인도를 방문한 뒤 마음을 바꾼다. 자신의 삶도, 커리어도 모두 미국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미국에서 계속 살겠다고 결심하는 것이다. 과연 한국으로 건너온 외국 인력들도 날리니 같은 결심을 하게 될까. 20년쯤 뒤에, 한국의 민디 캘링이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드라마를 방송해 히트시킬 수 있을까. 인구감소 시대, 한국인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이새샘 산업2부 차장 iamsam@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