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현금이 얼만데”…고꾸라진 시총에 힘빠진 건설株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3. 7. 11.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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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현장 사고 악재 겹쳐
투자 심리 악화에 52주 신저가 추락
시가총액은 PBR 절반에도 못 미쳐
해외수주 많은 현대건설·대우건설 주목
[사진 = 연합뉴스]
부동산 시장 부진과 건설 현장 사고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건설주 주가가 52주 신저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천 검단아파트 붕괴사고에 따른 악재도 현재진행형인 상황이다. 다만 일부에선 기업가치 대비 최근 하락폭은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해외수주 비중이 높은 건설사에 관심이 필요하단 의견도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S건설 주가는 이달 들어 22.42% 하락했다. DL이앤씨(-10.65%)와 현대건설(-4.2%)도 약세를 보였다. HDC현대산업개발(-4.48%)과 대우건설(4.55%)을 포함해 주요 건설사들이 이달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당장 지난 5일 발표된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사고 조사 결과가 건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끌어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GS건설은 전면 재시공 결정에 따라 5500억원의 손실 반영을 공시한 상황이다. 시장에선 다음달로 예정된 GS건설 공사 현장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 발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8월 발표되는 GS건설의 83개 현장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업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회사 개별 이슈가 아니라 업종 전체의 관행 문제로 번진다면 이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 경기 부진도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주요 상장 5개 건설사(GS건설·현대건설·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DL이앤씨)의 상반기 합산 주택 공급량은 1만9000세대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목표인 8만8000세대의 21.1%에 불과한 규모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건축비 상승과 부동산 시장 냉각 여파로 분양 시점을 결정하기 어려웠던 것이 저조한 공급 추이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며 “하반기 일부 기업의 공급 목표 하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도 주택 시장에 뚜렷한 개선이 나타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미분양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분양 세대 수가 반토막난 결과로 국내 주택 지표는 여전히 좋지 않다”며 “하반기 유동성 축소 우려가 나타날 수 있어 부동산 지표에 대해 관망 의견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러 악재가 겹치며 건설사들의 주가는 역대 저점 수준에 도달한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L이앤씨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9배다. 기업의 장부가치 대비 시가총액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대우건설(0.4배)를 비롯해 현대건설(0.49배) HDC현대산업개발(0.29배) 등 대다수 건설사들도 비슷한 처지다.

일부 건설사는 보유 현금 자산 규모와 시가총액이 엇비슷한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DL이앤씨의 시가총액이 올 1분기 기준 회사가 보유한 순현금의 1.1배까지 감소했다. 현대건설의 시총은 순현금의 1.4배 수준이다.

주택 사업 비중이 낮은 대신 신사업과 해외수주에 강점이 있는 건설사를 눈여겨보라는 의견이 제시된다. 유안타증권은 이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건설사로 현대건설을 제시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해외 수주 실적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미랄 프로젝트 등에 힘입어 연간 목표치인 10조5000억원을 상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해외 중심의 뚜렷한 수주 성과가 기대된다”고 짚었다.

대우건설도 해외수주의 실적 기여 비중이 큰 건설사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대우건설을 차선호주로 제시하며 “나이지리아와 이라크 등 거점 국가 위주의 수주 전략, 내년 원전 분야의 추가 수주 가능성과 베트남 내 추가 개발 사업 추진 등 이벤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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