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서 대놓고 담배연기 뿜뿜... 전자담배쇼에 복지부 “철회해라”

2022 코리아베이프쇼에서 심사위원들이 전자담배를 시연하는 모습. /코리아베이프쇼 홈페이지

실내 행사장에서 대놓고 담배 연기를 뿜어대는 ‘전자담배쇼’에 보건복지부가 제동을 걸었다. 행사 개최를 철회하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주최 측은 강행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전시주최사 더페어스와 한국전자담배진흥원은 오는 21일부터 3일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코리아베이프쇼 2023′을 개최한다. 이 행사는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전자담배 박람회로, 최신 전자담배 제품과 기술이 전시되며 이를 체험할 수도 있는 행사다.

문제는 실내에서 흡연 행위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규정상 실내에서는 완전히 차단된 밀폐공간(흡연 부스)에서만 흡연을 할 수 있는데, 이 행사에서는 공개된 무대에서도 전자담배를 시연하는 행위가 이뤄졌다고 한다. 주최 측은 행사장 내 로비, 통로, 카페테리아 등 공용 공간에서의 흡연 행위를 막고 있지만, 전시부스나 무대에선 시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22년 행사에서는 참가자들이 무대 위에서 연기로 모양을 만들어내거나 연기를 길게 내뿜는 시연을 하기도 했다. 관할 보건소에서 현장 점검에 나서자 주최 측에서 점검 시에는 시연을 중단하는 등 단속을 피했다고 한다.

2022 코리아베이프쇼 참가자들이 무대 위에서 전자담배를 피운 뒤 연기로 모양을 만드는 모습. /코리아베이프쇼 홈페이지

올해 행사에선 일본의 유명 AV 배우의 팬사인회도 열리는가 하면 유명 성인 잡지 모델과 함께하는 카지노 행사도 예정돼있다. 주최 측은 미성년자의 출입을 금지하고 당일 현장에서 신분증을 확인할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킨텍스는 경기도, 고양시, 관할 보건소, 국립암센터 등과 대책 회의를 열고 주최 측에 취소 요청 공문을 보냈지만, 주최 측은 개최 취소는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역시 주최 측에 행사를 열지 말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강 증진 차원에서 우려되는 사항이 있어 몇 주 전 철회 요청 공문을 보냈다”며 “전자담배 시연 등을 하게 되면 실내흡연이 발생할 수 있고, 출입 통제가 되지 않으면 청소년이 관람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금연구역에서 실내 흡연을 하는 등 법을 위반한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행사 당일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복지부는 또 행사장 내부에 완전 밀폐된 흡연실을 만드는 등 조치를 하지 않는 한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 등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