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폭우’로 70대 사망·60대 실종… 12일 오전까지 최대 200㎜ 더 올 듯

오남석 기자 2023. 7. 11. 23: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 여주 하천변 산책 70대 물에 휩쓸려 숨져…부산에선 60대 실종
11일 오후 부산 사상구 학장천의 물이 불어나면서 60대 시민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이 야간 수색을 하고 있다. 부산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극한 호우’(1시간에 50㎜ 이상, 3시간에 90㎜이상 비가 내리는 것)라는 낯선 용어까지 등장한 11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이어진 ‘기습 폭우’로 경기 여주시에서 하천변을 산책하던 70대 남성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숨지고 부산에선 60대 여성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광주에서는 어린이집 천장이 무너지는 등 곳곳에서 도로와 주택 침수가 잇따랐고, 재산 피해도 이어졌다.

기상청은 12일까지 일부 지역에 최대 200㎜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여주·부산서 인명 피해

이날 오후 1시26분쯤 경기 여주시 한 하천에서 7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운동 나간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색을 벌인 끝에, 실종 지점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서 A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당국은 A씨가 하천변을 산책하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경기 이천에서 시간당 64.5㎜의 폭우가 쏟아지고, 강원 원주에서 61㎜에 달하는 강한 비가 쏟아지는 등 중부지역 곳곳에서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부산에서는 사상구 학장천 인근에서 60대 여성 1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과 경찰이 현장을 중심으로 야간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선 시민들이 불어난 강물 때문에 하상도로에 있다가 소방당국에 구조되는 일도 있었다.

◇떠내려가고 잠기고…피해 이어져

이날 오전 9시 58분쯤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에서는 "다리 공사현장에서 차량 5대와 컨테이너가 빗물에 떠내려갈 것 같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장비 7대와 인원 20명을 투입해 현장 조치에 나섰다.

나무 쓰러짐, 주택·도로 침수, 하천 범람 우려 등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서울에선 오후 6시 기준 27개 하천 출입이 전부 통제됐으며 28곳의 빗물펌프장이 가동됐다. 구로구 도림천에서는 산책로가 빗물에 잠겼고, 노들로에서 올림픽대교 하남방향 진입 연결로가 물고임으로 전면 통제됐다.

성동구 한 아파트에서는 단지 내 석축 부근의 조경석이 떠내려가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폭우가 쏟아지면서 오후 한때 서울지하철 1호선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가 약 15분 만에 재개되기도 했다.

11일 오후 광주 북구 일곡3근리공원에서 북구청 관계자들이 폭우로 쓰러진 나무를 정리하고 있다. 광주 북구 제공. 연합뉴스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의 입주민 시설이 침수돼 직원들이 이를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광주 북구 한 아파트 어린이집 천장 일부가 무너져 관계자들이 조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후 2시 28분쯤에는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한 빌라 지하 1층이 침수돼 소방당국이 10t가량의 빗물을 빼냈다. 서구 백석동에선 한 대단지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단지 내 통행로 일부가 침수돼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부평구 삼산동 서부간선수로 부근 도로는 침수로 한때 통제됐고, 갈산·굴포·승기천 등 3개 하천 주변과 계양구 작전동 토끼굴에서도 차량 통제가 이어졌다.

대구에서는 오후 2시 10분쯤 하수구가 역류해 동구 효목동의 도로가 침수됐다. 오후 2시 20분쯤에는 북구 침산동 대구제3일반산업단지의 담벼락 300m가량이 무너져 주변에 주차된 차량 29대를 덮쳤다. 비슷한 시간 달서구 성서공단에서도 가로수가 쓰러져 차량 두 대를 덮쳤다.

이날 낮 12시 9분쯤에는 광주 북구 아파트단지 내 어린이집 보육실 천장이 무너지고, 어린이집 인근 아파트 출입구 천장 부분의 철제 구조물이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또 낙뢰로 고압전선이 끊어지면서 광주 북구 월출동 일대 266가구의 전기공급이 2시간 동안 중단됐다. 광산구 공항역 사거리 일대도 침수돼 경찰이 일시적으로 도로를 통제했다. 광산구 운수동·송정동에 있는 맨홀에서는 빗물이 역류하기도 했다.

◇12일 오전까지 일부 지역 최대 200㎜ 더 올 듯

이미 많은 비가 내렸지만, 12일까지 더 많은 비가 예보된 곳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청은 12일까지 수도권·강원내륙·강원산지·충청·호남·경북북부내륙에 50~120㎜, 경북에 20~80㎜, 강원동해안·경남·제주·울릉도·독도·서해5도에 5~60㎜ 비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충청남부와 전북에는 최대 20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밤사이 시간당 강수량이 30∼70㎜에 달할 때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충청북부와 전남, 경북북부내륙에도 최대 150㎜ 이상 강수가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부지역 등에 12 오전까지 돌풍,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70mm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으니 관련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오남석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