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불가” “중환자 빼고 퇴원”...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앞두고 혼란
민노총 보건의료노조가 13~14일 예고한 총파업 이틀 앞둔 11일, 일부 대형 병원들이 수술을 미루고 입원 환자에 대해 퇴원 조치를 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다.
부산대병원 분원인 양산부산대병원과 부산대어린이병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을 올려 12일까지 모든 입원 환자를 퇴원하도록 하고 일부 외래진료는 축소하겠다고 했다. 현재 이들 병원 곳곳에는 ‘노동조합 파업으로 인해 응급실 정상 진료 불가. 일방병동 폐쇄로 입원 불가’라고 적힌 안내판이 설치됐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퇴원이 정말 어려운 중증 환자와 산모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퇴원 및 전원(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일) 조치를 진행한다”며 “이번 주에 입원해서 수술 받기로 했던 환자들에게도 전화로 수술 일정 미룰 수 있을지 양해 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파업엔 특히 부산에서만 17개 사업장에서 8000여 명 의료진이 동참한다. 역대 최다 인원이다. 부산대병원에서도 입원 환자 1500여 명이 협력 업체로 옮기거나 퇴원해달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국립암센터는 총파업이 예정된 13~14일 잡혀 있던 수술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하루에 약 45건씩 이뤄지는 암 수술 이틀치가 갑자기 취소된 것이다. 중증 환자가 아닌 입원 환자에게는 퇴원 조치를 하고 있다고도 한다.
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은 “파업으로 환자를 간호할 인력이 없다보니 수술을 못하게 됐다”며 “파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니 더 문제다”고 했다. 서 원장은 “암 환자들은 자신이 입원한 병원이 아닌 곳에서는 치료를 받는 게 어렵다”며 “다른 병원에 쉽게 갈 수도 없어서, 병원이 아닌 집으로 보내야 하니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역시 병원 홈페이지에 “(총파업 날짜인) 13일~14일까지 빠른 예약 업무가 부득이하게 지연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13일엔 전국 상경 파업을, 14일엔 지역별, 전국 거점별 파업을 하겠다”며 “요구사항이 해결되지 않으면 무기한 총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요구사항으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와 보건의료 인력 확충 등을 제시했다.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은 의료 민영화 저지를 주장했던 2004년 이후 19년 만이다. 노조 측은 대형 병원을 포함한 전국 145개 의료기관 간호사 등 4만여 명 참여를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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