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인생역투’…KT 4연패 끊었다

7.2이닝 11K…데뷔 최고 피칭
안우진에 ‘판정승’…9승 챙겨

KT 웨스 벤자민이 11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힘껏 투구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KT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30)이 전반기 막바지, 강하게 거듭나며 팀 내 최다승 투수로서의 자격을 직접 증명했다.

벤자민은 1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2이닝 6안타 1볼넷 11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지난 6일 잠실 LG전부터 이어온 4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시즌 35승2무41패를 기록한 KT는 7위 키움(38승2무44패 승률 0.463)과 승차를 지웠다. 8위지만 4위 롯데와 불과 3.5경기 차다.

벤자민은 시즌 9승째(3패)를 따냈다. 전반기 KT 선발 중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둬들였다.

경기 전만 해도 키움 선발 안우진 쪽에 무게가 실렸다. 안우진은 6승(4패)에 그치고 있지만 앞서 16경기 중 11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했고 평균자책은 2점대(2.24)였다. 반면 벤자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등판한 16경기에서 단 4차례 퀄리티스타트를 올리는 데 머물렀다.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낙점되며 올 시즌 에이스 역할을 부여받았지만 막상 경기를 치르면서 위력이 떨어지던 중이었다.

그러나 지난 5일 LG전에 이어 이날 안우진과 맞대결에서까지 판정승을 거두고 2경기 연속 승리를 거머쥐며 KT를 4연패에서 끌어냈다. 이날 생일을 맞은 이강철 KT 감독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최고 148㎞ 직구(40개)와 커터(30개), 슬라이더(27개), 커브(1개), 투심패스트볼(1개) 등을 고루 섞어 키움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2022년 8월4일 창원 NC전에서 기록한 7.1이닝을 넘어서 KBO리그 입성 이후 한 경기 최다 이닝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 경기 최다 삼진 기록도 9개에서 11개로 늘렸다.

4회 1사 후까지 한 명도 출루시키지 않던 벤자민은 1-1로 맞선 5~7회에도 삼자범퇴로 끝내며 순항했다. 7회초 이호연의 좌전 적시타, 조용호의 2타점 적시타로 득점 지원을 받은 벤자민은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2사 후 이형종, 김혜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점을 내주고 내려갔지만 불펜 박영현이 위기를 넘기면서 실점을 최소화했다.

4-2로 앞선 9회말에는 마무리 김재윤이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끝내면서 역대 9번째로 통산 150세이브를 달성했다.

이날 강백호가 1군에 복귀하는 등 정상 전력을 회복하고 있는 KT로서는 전반기 종료를 앞두고 중위권 진입을 향한 희망을 키울 수 있게 됐다. 강백호는 5회 대타로 나와 삼진 아웃으로 물러섰다.

반면 키움 안우진은 데뷔 후 가장 많은 120개를 던지고도 6.1이닝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평균자책은 2.44로 높아졌다.

키움 이정후는 8회 안타로 이승엽 두산 감독(24세 11개월 24일)을 넘어 24세 10개월 21일로 역대 최연소 7시즌 연속 100안타 기록을 작성했지만 팀의 패배로 웃지 못했다.

잠실 한화-LG, 인천 두산-SSG, 광주 삼성-KIA, 창원 롯데-NC전은 비로 취소됐다.

고척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