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기 감독 “눈치 보여 선수들 못 만났는데...12일 고양 간다”
“날 믿고 자비로 NBA 서머리그 가서 외국인 선수 찾는 전 데이원 직원도”
“선수들 보고 싶어도 (제 거취가 불투명했을 땐) 눈치가 보여서 체육관에 못 갔거든요.”
김승기(52) 감독은 12일 오후 고양체육관 보조 경기장을 찾을 예정이다. 지난 3주 동안 이곳에서 훈련하고 있는 주장 김강선(37) 등 전 데이원 선수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11일 KBL(한국농구연맹) 리그의 새 10구단 후보인 소노인터내셔널의 초대 사령탑으로 내정됐다. 소노인터내셔널 측은 이날 김 감독을 선임하면서 “선수 육성 및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역할을 모두 맡길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주에 데이원 선수 18명을 모두 받겠다고 했던 소노인터내셔널이 이날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도 동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부실 경영에 빠졌던 데이원은 지난달 KBL(한국농구연맹) 총회에서 제명당했다. 김 감독은 4개월 넘게 선수단 임금을 체불하고, 인수 기업을 찾겠다던 약속도 끝내 지키지 못한 구단 측을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경영진을) 믿을 수 없었다”는 말도 했다. KBL은 데이원을 제명하면서 선수들의 한달치 임금(6월분)을 지급했고, 선수 18명을 일괄 인수하는 조건으로 인수 기업을 물색했다. KBL은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 구단 프런트에 대한 고용 승계는 내세우지 않았다. 구단의 ‘몸’을 가볍게 만들어 프로농구에 관심을 가진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였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갈 곳(소노인터내셔널)이 생겼다는 소식에 일단 마음이 풀리더라”라고 했다. 다행히 ‘코치 재취업’ 걱정도 오래 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나보다는) 코치들을 살리는 길이 있었으면 했는데, 모두 동행하게 돼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김 감독에게 ‘12일부터 선수들을 지도해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다른 팀들은 이미 FA(자유계약선수) 영입, 외국인 선수 선발, 트레이드 등을 마치고 새 시즌을 대비한 훈련에 한창이다. 김 감독은 “우리는 좀 늦더라도 초조해하지 않고, 차근히 준비 하겠다”고 말했다.
데이원 시절 국제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이 얼마전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건너가 NBA(미 프로농구) 서머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워낙 농구에 열성적인 친구인데, 나를 믿고 자비로 미국에 간 것이다. 전화로 내게 보고를 해 준다. 외국인 선수와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신중하게 고르겠다”고 말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김 감독에게 데이원에서 프런트로 일했던 인력 중 일부를 신생팀에 영입할 권한을 줬다.
소노인터내셔널이 공식적으로 10구단이 되려면 14일까지 신규 회원 가입에 필요한 절차를 밟고, 21일로 예정된 KBL 이사회와 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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