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신당’ 추진 금태섭 전 의원 “거대 양당 누가 이겨도 정치 달라지지 않아… 판을 바꿔야” [세상을 보는 창]
정치의 공동체 기여 논의 자체가 없어
유권자 새로운 변화에 투자하기 시작
시민들 ‘정상적인 얘기하는 사람’ 원해
文·尹정부는 취임 첫날부터 한쪽만 봐
신당은 ‘양극화’ 해소에 목표 두고 갈 것
총선서 30석 정당 생기면 정치 바뀔 것
9월 발기인 대회 갖고 연말 창당 완료
비슷한 고민 함께하는 분과 연합 희망
“새로운 당을 만드는 것은 아주 작은 기회를 보고 가는 것이다. 가능성도 작다. 아니었다면 다른 정치인도 이것을 하고 있을 것이다. 제가 정치권에 들어온 지 10년이 넘었는데 뭔가 정치를 조금이라도 낫게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치 전체가 우리 공동체에 어떻게 기여하느냐에 대한 논의 자체가 없다. 지금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과반수를 차지하든, 민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든 하나도 달라질 게 없다고 생각한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양쪽이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판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9월 창당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는데.
“진보와 보수로 나눠 세상을 바라보는 건 낡았다고 생각한다. 신당 참여자들이 분명 과거에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얘기하다 보면 굉장히 통한다. 노란봉투법만 해도 다들 민주당이 5년 집권 때 할 수 있었는데 안 하다가 윤석열정부에 해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런 공통된 문제 인식이 있기에 얼마든지 의기투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 정당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는 정치 행태에 문제가 있었다. 문 정부도 통합의 정치를 얘기했지만, 취임 첫날부터 완전히 한쪽만 보고 갔다. 이런 것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 정말 집중할 문제는 양극화다. 어느 정부도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았다.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그 문제에 집중하겠다.”
―신당의 이념적 지향점, 좌표는 어떻게 되나요?
“그런 논의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진보냐, 국민의힘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보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그때그때 표 되는 정책을 추진하는 정당일 뿐이다. 그야말로 이념이 없는 정당이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어떤 역할을 하나.
“신당은 양적인 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나 한 번에 정권을 떠안을 만한 역량이 안 된다. 유권자들이 10년간 양쪽으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모두 망가지는 것을 보며 이제는 새로운 변화에 투자할 마음이 있을 것이다. 저는 그게 10%는 된다고 생각한다. 언론에서 제3신당이 되겠냐고 하지만, 그런 분들도 30석짜리 정당이 생기면 대한민국 정치가 바뀔 것이라는 데는 동의한다.”
―지금까지 성공한 제3신당이 거의 없는데?
“과거에는 양당 구심력이 굉장히 강했다. 욕을 하면서도 투표장 가서 찍었다. 지금은 로열티(충성도)가 많이 약해졌다. 또 우리도 뭔가 보여줘야 한다. 미래의 약속이 아니라 실제로 한 일로 평가를 받겠다. 선거에서 저희가 취할 입장과 목소리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양향자 신당’ 등 다른 제3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은?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모여서 힘을 합쳤으면 좋겠는데,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한다고 생각한다. 길을 찾는 경로에서 고민의 과정이 다를 수 있고 기존 정당에 속한 분은 결단도 필요하다. 그런 걸 존중할 필요가 있다. 비슷한 고민을 함께하는 분들과 힘을 합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 누구와 합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윤 정부의 집권 1년을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 대선은 문 정부에 대한 평가였다. 민주당은 윤 정부를 비판하지만, 부동산·소득주도성장·조국 사태 등 지난 5년 문 정부에 대한 반성이 하나도 없다. 상대방을 배제해야 하는 적으로 만든 문화를 만든 데 대해 하등의 반성이 없다. 그래서 윤 정부가 이렇게 못하고 있는데도 문 정부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불행한 일이다.”
―내년 총선에서 어느 쪽이 1당이 될 것으로 보는가.
“만 2년이 지나고 있는 시점의 선거에서 기회를 얻으려면 유권자가 안타깝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야당에 매달리고, 민주당이 안 들어주고 윤 대통령에게도 한번은 기회를 줘야지 이런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지금 윤 정부는 기고만장이다. 누가 거기에 표를 주겠냐. 윤 대통령에게 180석 주면 ‘못한 일 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큰일 나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민주당에 착근하지 못한 아쉬움은 없나.
“민주당 쪽에서 저에게 배신자라고 하는데 저는 문 전 대통령과 조 전 법무장관이 배신자라고 생각한다. 자유로운 가치, 다른 말도 할 수 있었던 문화를 완전히 배신했다. 저도 민주당에서 리더도 되고 꿈도 키우고 싶었는데 민주당이 변해버린 것이다. 저도 민주당에 뿌리를 못 내린 데 대해 안타까움이 있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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