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만 유튜버, 日서 생수 마시고 "후쿠시마 맛"…'가미카제' 언급도

일본 여행 중 생수를 마신 뒤 '후쿠시마 맛'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불거진 여행 유튜버 /사진=유튜브 채널 '가요이 키우기' 캡처

67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가요이 키우기' 커플이 일본 여행 중 "후쿠시마 맛"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가요이 키우기'에는 '일본여행 예산 30만원, 그녀가 좋아할까?'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가요이 키우기'는 남자친구 시점에서 보는 여자친구 콘셉트의 영상을 게재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영상은 일본 기타큐슈 공항에 도착한 장면으로 시작됐다. 채널의 편집자이자 남자친구인 '편집몬'은 공항 외부에 있는 그림을 보며 "일단 공항에서 좀 힌트를 얻자면 복어가 왜 있지"라며 "성이 있고, 왼쪽에 가미카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가미카제는 제2차 세계대전 말 전투기에 폭탄을 싣고 적군의 전함에 자살 공격으로 충돌했던 일본의 '자폭 특공대'를 의미한다.

/사진=유튜브 채널 '가요이 키우기' 캡처

그는 또 빨간 줄무늬 티셔츠를 입은 여자친구 '가요이'에게 "일본 온다고 위에 옷이 완전히 일장기스러운"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가요이'는 하의를 파란색으로 입었다며 태극 마크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이후 이들은 공항 인근 편의점에서 생수 2개를 구매했다. '편집몬'은 물을 마신 뒤 "약간 그 후쿠시마 맛"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일본 누리꾼들은 불쾌감을 토로했다. 한 일본 누리꾼은 "당신의 동영상을 좋아하고 보고 있었던 일본인으로, 일본에 와 주고 기뻤습니다만 실망했습니다"라며 "불쾌합니다. 왜 일본에 왔습니까. 이제 일본에 오지 말아 주세요"라고 적었다.

다른 일본 누리꾼들도 "뭐가 후쿠시마 맛이냐", "정말 무례하다", "후쿠시마 지역 사람들의 아픈 상처를 농담 삼아 가볍게 다루다니" 등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 누리꾼들 역시 '편집몬'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죄 없는 일반 시민이 많은 아픔을 겪은 재난이었다", "굳이 일본 여행을 가서까지 저러다니"라고 일갈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편집몬'은 영상에 언급된 후쿠시마 발언 내용을 삭제했다.

그는 "영상 속 내용이 불편하신 분 계신다면 사과드린다"면서도 "그런데 일본 분들이 몰려와서 '우리가 세월호 조롱하면 좋냐'고 하시는데 오염수 방류와 제2차 세계대전이 세월호 사고와 이태원 사고랑 동일선상에서 비교될 내용인지는 모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차유채 기자 jejuflower@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