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 63%는 밥값…‘가족 식당’에서, ‘복날이라’ 식사
[KBS 춘천][앵커]
시군의회 업무추진비 사용 실태를 점검하는 연속 보도 이어갑니다.
의회 업무추진비가 가장 많이, 자주 쓰이는 곳은 바로 '밥값' 입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밥 먹는 일, 당연히 필요하고 지원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용처나 사용 목적 등이 주민 눈높이에 안 맞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청초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릉의 한 한정식집입니다.
강릉시의회는 지난해 개원 이후, 이 곳에서 11번 식사를 했습니다.
밥값으로 270만 원을 썼습니다.
대부분 한 상임위원회와 위원장의 이름으로 결제했습니다.
그런데 이 식당, 해당 상임위원장의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입니다.
해당 상임위원장은 식사 장소 선택에 자신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해당 상임위원장/음성변조 : "사무국 직원들이 장소를 정해가지고 저는 따라간 것 밖에 없는데. 제가 안 간다고 해도 또 우습지 않습니까."]
지난해 7월, 삼척시의회는 공식 회기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 의원 8명을 비롯해 사무처 직원 등 20~30명이 업무추진비로 4번에 걸쳐 식사를 했습니다.
밥값 200만 원이 들었습니다.
현안업무가 있을 때, 직원 격려를 위해 의회 업무추진비로 식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식 자리는 "복날이어서", "인사발령이 있어서" 등의 이유로 마련됐습니다.
[삼척시의회 사무과 관계자/음성변조 : "의원님하고 직원들하고 다같이 식사를 하면서도 어떤 안건 논의라든가, 그것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아서."]
춘천시의원들은 유독 단둘이 밥을 먹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이런 결제가 9달 동안 25건이 넘었는데 공개 자료에는 하나같이 '의정현안 논의'에 썼다고만 돼 있습니다.
[김진호/춘천시의회 의장 : "(의원들이) 의정을 논의하다가 점심때가 돼서 밥 먹으러 간 것 같다. 의원하고 이야기를 하고 시 의정에 관해서 이야기를 했겠죠."]
KBS가 따져보니, 지난해 7월부터 9달 동안 강원도 18개 시군의회가 쓴 업무추진비는 15억 원에 육박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63%가 밥값이었습니다.
시군별로 보면, 속초와 강릉시의회, 양양과 고성군의회가 70%를 넘어 밥값을 상대적으로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이청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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