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공사 현장서 ‘누런 녹물’ 콸콸…“농가 피해 극심”
[KBS 창원] [앵커]
배수로부터 하천까지 누렇게 변해버린 마을이 있습니다.
울산 함양 고속도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밀양시 부북면 이야긴데요.
공사현장에서 나온 산성 폐수가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 측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현장K,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밀양의 한 마을입니다.
누런 폐수가 배수로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물 위에는 침전물도 겹겹이 쌓였습니다.
[최재현/밀양시 부북면 : "(지금은) 생명체라고는 하나도 없어요. 원래는 엄청 깨끗했죠. 여기 앞에 물고기가 꺽지도 있었고, 빠가사리(동자개)도 있었고요."]
배수로를 따라, 마을 아래로 내려가 봤습니다.
저는 지금 수로와 하천이 만나는 지점에 나왔습니다.
'붉은 녹물'이 하천까지 흘러 들어가고 있는데요.
이 하천은 밀양강을 거쳐 낙동강까지 흘러 들어갑니다.
상태가 어떤지 확인해보겠습니다.
물속을 살펴봤습니다.
누런 물감을 풀어놓은 듯 짙게 물들었고, 부유물과 뒤섞여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3년째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합니다.
[김삼수/밀양시 부북면 : "이 물이 내려오기 전까지만 해도 잉어, 붕어가 떼를 지어 다녔어요. 친환경적으로 농사를 짓는데, 그 우렁이가 다 죽어버리고, 폐사하고 그랬죠."]
이 폐수는 어디서 흘러나오는 것일까.
이 물은 2017년 착공한 '울산 함양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나온 '산성 폐수'입니다.
공사업체가 터널을 뚫는 과정에서 나온 황철석과 토사를 4년 전부터 쌓아뒀는데, 많은 비가 내리면서 철 성분이 배수로를 따라 마을과 하천으로 흘러 들어간 겁니다.
[공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지속적으로 저희가 (관리)하고 있고, 그 후에 저희가 어떤 조치를 취할 건지 상황에 따라서…."]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는 침사지와 방수포 설치 등 추가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2년 동안 관리를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비가 또 많이 오다 보니까, 저희가 이제 관리를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서…."]
주민들은 3년 전부터 피해를 호소했지만, 밀양시는 최근에서야 산성 폐수의 수질 검사를 의뢰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장K, 이형관입니다.
촬영:박민재/그래픽:박부민
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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