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종합] `미래는 허밍을 한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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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빈 지음.
2016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강혜빈의 두 번째 시집.
관능적이고 감각적이면서 상상의 여지를 크게 두는 시어들과 SF적 요소들이 돋보이는 시집이다.
표제시에서 화자는 "타버린 베이글" 같은, "발보다 작아진 구두" 같이 답답하고 황량한 미래에서 작은 노래와 콧노래(허밍)으로 세상을 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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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허밍을 한다
강혜빈 지음. 문학과지성사
"기계들의 웃음소리가 / 벽에 부딪힐 때 / 빗소리보다 작은 노래를 줄게 (중략) 그대의 집 / 그리운 산책로 / 배꽃이 떨어졌겠지 / 지상의 나는 / 허밍을 멈추지 않을게"(강혜빈 시 '미래는 허밍을 한다'에서)
2016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강혜빈의 두 번째 시집. 관능적이고 감각적이면서 상상의 여지를 크게 두는 시어들과 SF적 요소들이 돋보이는 시집이다.
표제시에서 화자는 "타버린 베이글" 같은, "발보다 작아진 구두" 같이 답답하고 황량한 미래에서 작은 노래와 콧노래(허밍)으로 세상을 구하고자 한다. 그러면서 "그대의 빈집이 될게"라는 약속을 덧붙인다.
시인이 시집 곳곳에 마련한 빈집 또는 빈 공간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열린 세계다. 불안하지만 열려 있는 미래를 맞이하는 시인의 방식이 허밍이다. 그 흥얼거림에는 비극을 극복하는 힘이 담겼다.
"비극을 가뿐하게 뛰어넘는 / 커다란 산을 쓰러뜨리는 / 허밍을 하며 / 나아가는 / 나아지는 / 미래. 여기 있음."(시집 뒷표지 시인의 말에서)
◇은근슬쩍 얼렁뚱땅
신현복 지음. 북인. 116쪽.
"여기저기 허점투성이인데 / 매일 매일이 처음인 하루 / 후회 없다면 / 그게 어찌 삶이냐 / 아쉽다는 건 / 살았다는 흔적이다"(신현복 시 '저녁 단상'에서)
신현복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세상을 관조하며 능청스럽게 눙치는 편안한 어투의 시들이 수록됐다. 화자가 부인과 죽음을 놓고 대화한 내용을 담은 표제시가 특히 그렇다.
"하기사, 적지 않은 세월 모난 나와 부딪치며 살았는데 어딘가 금이 가 있는 게 당연하지, 깨져 조각나지 않은 게 참 다행이지!/ 얼렁뚱땅 나도 얼른 따라 웃어넘겼습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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