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 한 달 만에…수신료 분리징수 국무회의 통과
[앵커]
KBS와 EBS의 공적 재원인 TV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해 걷도록 하는 행정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습니다.
대통령실 '권고' 한 달 만에, 오늘(11일)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국민 요구 수용이다, 언론장악 시도다, 평가는 엇갈립니다.
먼저 조태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TV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 개정안은 별다른 토론 없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습니다.
전기요금과 함께 고지·징수되는 '국민 불편 해소'라고 안건에 명시됐는데, '불편'이 뭔지, 설명이나 논의는 없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해외 순방지에서 바로 재가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 "(분리징수로) 국민들께서는 수신료 납부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게 되고, 수신료에 대한 관심과 권리 의식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터넷 투표 형식 '국민 토론'에서 97%가 찬성했다며, 대통령실이 분리징수를 '권고'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입니다.
개정안은 권고 직후 별다른 숙의 과정 없이 만들어졌고, 입법예고는 단 10일간, 통상의 1/4로 단축됐습니다.
입법예고에선 의견 4천 7백여 건 가운데 89%가 분리징수 반대였지만, 국무회의 안건에는 결과가 '특기할 사항이 없다'고 적혔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국민 토론' 결과를 들어 국민 요구를 수용한 거라 평가했습니다.
[김예령/국민의힘 대변인 : "이번 수신료 분리 징수는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과 국민적 요구에 부응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민주당 등 야 4당은 수신료를 무기로 한 공영방송 옥죄기라며 노골적 언론장악 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조승래/더불어민주당 의원 : "공영방송을 불안하게, 정부를 불신하게 하는 분리징수를 이렇게 밀어붙이면 반드시 국민으로부터 심판을…"]
분리징수 개정안은 공포 뒤 바로 시행되지만, 방송법 상의 수신료 납부 의무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구체적인 시행 방안은 한전 등과 논의를 거쳐 결정됩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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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흠 기자 (jote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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