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라면 이어 우윳값 인상 자제 요청…유업계 "원윳값 인상 폭부터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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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유(乳)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유제품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유업계의 흰 우유 가격 인상률은 원윳값 인상 폭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유업계 관계자는 "앞서 라면업계도 제분업체가 밀가룻값을 내리면서 가격을 조정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우윳값 인상을 최소화하려면 낙농가에서 먼저 원윳값 인상 폭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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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 "영업이익 1%대…낙농가부터 설득해야"
정부가 최근 유(乳)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유제품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윳값 인상 예고로 우윳값도 오를 것으로 관측되면서 유업체에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 해달라 사실상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유업체들은 일단 원윳값 인상 폭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우윳값 인상 자체 요청에…유업계 "원윳값부터 낮춰야"
11일 정부와 유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7일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유업체 10여 곳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농식품부는 업계의 애로 사항을 듣고 가격을 너무 많이 올리는 걸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낙농가와 유업체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원윳값 인상을 논의 중인데 조정 범위는 리터(L) 당 69~104원이다. 최저 수준으로 정해져도 지난해(49원)보다 상승 폭이 크다. 통상 유업계의 흰 우유 가격 인상률은 원윳값 인상 폭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낙농가는 최근 사룟값과 전기요금 인상 등 생산비 증가로 수익성이 나빠져 원윳값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업계는 "원윳값이 오르면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고민이 깊은 모습이다. 앞서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에 라면업계와 제과·제빵업계 등이 일부 제품의 가격을 낮춰 눈치를 안 볼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농식품부는 제분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국제 밀 가격 하락에 따라 밀가룻값을 내려달라 요청했고 대한제분 등 제분업체가 이에 응하면서 라면 가격 인하로 이어졌다.
유업계에서는 정부가 가격 인하를 당부하기에 앞서 낙농가를 설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업계 관계자는 "앞서 라면업계도 제분업체가 밀가룻값을 내리면서 가격을 조정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우윳값 인상을 최소화하려면 낙농가에서 먼저 원윳값 인상 폭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흰 우유 사업은 영업 이익이 1%도 안 남는 구조인데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고스란히 유업체만 손해를 떠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소위원회가 원윳값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어 원윳값 인상 적용 시점도 예정된 일정보다 미뤄질 전망이다. 애초 원윳값은 5월 통계청이 발표하는 축산물 생산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8월 1일부터 적용하도록 돼 있다. 소위원회는 지난달 말까지 협상을 마무리 할 예정이었으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19일로 협상 시한을 미뤘다. 유업계는 인상된 원윳값이 적용되는 즉시 제품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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