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北대납 알았나' 묻자, 김성태 "10번째 묻나, 그렇게 들었다"
김성태 "이재명 北 800만불 대납 알았을 것"
"이재명과 3차례 만남 추진했지만…모두 무산"
북한에 800만 달러를 보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들의 대납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와 세 차례 만나려고 했지만, 당시 사정으로 번번이 무산됐다고도 했다. 올해 1월 국내로 송환된 이후 김 전 회장의 입에서 이 대표가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명이 대납 알았나? "10번째 묻는 것 같은데 맞다"
현재 김 전 회장은 2019년~2020년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에 800만 달러를 전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500만 달러는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 비용, 나머지 300만 달러는 이 대표의 방북비용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날 검찰은 "증인은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의 대북사업 지원을 약속했고,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도 사업을 도와줄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 대납했나"라고 묻자 김 전 회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은 다시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대납 내용을 보고했다고 들었나"라고 물었고, 김 전 회장은 "당연히 경기도를 대신해 내는 거라면 (이 대표에게) 말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검찰이 "이 전 부지사가 확실히 그렇게 말했나"라고 묻자 "그렇다"고 재차 답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 중국 선양에서 북한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했다는 이 대표와의 통화 내용도 언급했다. 경기도가 지원하기로 했다가 무산된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를 김 전 회장이 대납하자 양측 분위기가 살아났고, 들뜬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연락해보겠다며 전화를 걸었고 내게 바꿔줬다"며 "(이 대표가 내게) 경기도와 함께 열심히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간 쌍방울 관계자들을 통해서만 알려졌던 이야기가 이날 김 전 회장의 입에서 직접 나온 것이다.
이후에도 검찰이 쌍방울의 대납 사실을 이 대표도 알고 있었는지 여러 차례 묻자 김 전 회장은 "열 번째 물어보는 것 같은데 (그렇게 전해들은 게) 맞다"라고 답했다.
"이재명과 세 차례 만남 추진했지만 불발"
김 전 회장은 "2019년 9월쯤 이 전 부지사를 통해 경기지사 관사에서 만나기로 했었나"라는 검찰 질문에 "소주 한잔 하자는 취지였고, 대화도 하고 인사도 할겸 해서 약속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이 선고됐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2020년 11월 만남에 대해선 "방북이고 뭐고 다 안되고, 서로 얼굴을 봐야겠다고 해서 약속을 잡았던 것 같다"고 답했다. 하지만 두 번째 만남 역시 무산됐는데, 김 전 회장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서 자신을 조직폭력배 출신이라고 언급하는 등 악의적으로 방송한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시점에도 이 대표와 만남을 약속했지만, 그해 8월 이른바 언론에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제기되면서 무산됐다고 했다.
아울러 김 전 회장은 당시 경기도 대변인이자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도 세 차례 만났다고도 증언했다. 김 전 회장은 "김 전 부원장도 쌍방울의 대납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 여러 가지 고맙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과 달리 이 대표는 김 전 회장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밝혔었다. 김 전 회장이 국내로 송환될 당시 이 대표는 "누군가가 술을 먹다가 (김 전 회장과의) 전화를 바꿔줬다는 얘기가 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언론과 인터뷰 했다.
또 대북송금 의혹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었다. 이 대표는 "아마 검찰의 신작 소설이 나온 것 같다"며 "(검찰의) 종전 창작 실력으로 봐서 잘 안 팔릴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전 부지사 역시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북한에 돈을 보낸 것"이라며 대북송금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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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w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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