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교육으로 ‘친중파’ 수만 명 양성… 중국 ‘루반 공방’은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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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바섬 동부 포노로고는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고 제조업 기반도 없다.
중국이 투자하고 관리하는 직업교육센터 격인 '루반 공방'(루반은 중국 고대의 최고 목수)에서 상업용 드론 작동 방법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루반 공방은 한때 149개국 530곳까지 불어났다가 중국 정부의 선전 무기로 지목되며 퇴출된 중국 문화 전파 기구 '공자학원'의 대안으로도 효용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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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작동·로봇 조립 등 中 기술 전수
25개국서 운영… 美 모방해 美에 도전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부 포노로고는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고 제조업 기반도 없다. 버펄로를 부려 논에 쟁기질을 하는 농촌 지역이다. 돈을 벌려면 해외로 가야 한다. 가사 노동자나 건설 노동자 등으로 취직해 해외로 떠나는 주민이 매년 수천 명이다.
이곳 출신 16세 소년 지오파니 알퍼도는 다른 미래를 꿈꾼다. 중국이 투자하고 관리하는 직업교육센터 격인 ‘루반 공방’(루반은 중국 고대의 최고 목수)에서 상업용 드론 작동 방법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드론을 활용해 동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직업을 갖는 게 그의 장래 희망이 됐다.
공방은 '친중국 세력 양성소'이기도 하다. 수료생들은 “중국 기술의 탁월성을 알았고, 중국에 호감이 생겼다”고 말한다. 알퍼도 역시 “중국의 기술이 인류 전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루반 공방을 중국의 ‘소프트 외교’ 사례로 10일(현지시간) 소개했다. 2017년 말 문을 연 포노로고 공방은 세 번째로 개설된 루반 공방이다. 자동차 엔진 점검, 로봇 조립 같은 기술도 가르친다. 톈진에 본사를 둔 중국 정보기술(IT) 업체 치청테크놀로지가 교사 교육과 기술 지원을 맡았다.
톈진 지방정부 주도로 2016년 태국 아유타야에 처음 들어선 루반 공방은 30여 곳까지 늘었고, 25개국에 퍼져 있다. 주로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다. 전수하는 기술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제조 시스템부터 중국 전통 의학까지 다양하다. 수만 명이 이 프로그램을 거쳐갔다.
위기의 ‘일대일로’ 구하고 강제노동 비판도 희석
루반 공방은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잇는 대규모 기반시설(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인 ‘일대일로'의 한 부분으로 구상됐다. 전략적인 선의였다는 뜻이다. “중국이 일대일로에 참여한 개발도상국들에 대출로 막대한 빚을 떠안겼다”는 비판을 희석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루반 공방은 한때 149개국 530곳까지 불어났다가 중국 정부의 선전 무기로 지목되며 퇴출된 중국 문화 전파 기구 ‘공자학원’의 대안으로도 효용을 인정받았다. 실용적 기술 훈련에 중점을 둔 데다 선의로 포장한 덕에 감시를 피했고, 결과적으로 중국의 목표를 더 효과적으로 관철시켰다는 것이 WP의 분석이다.
소프트 파워를 활용하는 것은 미국의 전통적 외교 전략이다. 중국이 미국의 패권을 빼앗기 위해 미국을 모방하는 것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호주국립대 연구원 더크 반 더 클레이는 WP에 “수혜국 입장에서는 루반 공방이 순전한 혜택일 수 있지만, 중국의 세계 질서 재편 의도에 공방이 활용된다는 사실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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