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고이면 힘 못쓰는 소방차… “개선 시급”

구윤모 2023. 7. 1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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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집중호우가 잦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부분 소방차가 침수현장에서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현장에 맞게 제작돼 침수현장엔 취약한 탓이다.

수심 70㎝부터는 주행이 어려워 심각한 침수현장에선 제 기능을 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어 출동한 관악지휘차, 용산구조대, 금천구조대, 서대문구조대 역시 사고현장 주변 침수로 차량 근접배치가 불가해 걸어서 현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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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흡기구 낮게 있어 침수 취약
‘신림동 참사’때 한대도 접근 못해

올여름 집중호우가 잦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부분 소방차가 침수현장에서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현장에 맞게 제작돼 침수현장엔 취약한 탓이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침수 피해를 본 소방차량은 모두 35대다. 이 중 폭우피해가 컸던 지난해에만 30대가 침수로 고장을 일으킨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뉴시스
소방차량이 침수에 취약한 이유는 엔진 내부에 공기를 공급하는 흡기구가 낮게 설치돼 있어서다. 전국 소방차량 7575대의 대부분인 7554대의 흡기구가 지상 90㎝ 또는 그보다 낮게 위치해 있다. 수심 70㎝부터는 주행이 어려워 심각한 침수현장에선 제 기능을 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국민의 생명과도 직결된 문제다. 실제로 지난해 8월9일 신림동 반지하 참사 당시 신고가 처음 접수된 오후 8시49분부터 오후 11시38분까지 약 3시간 동안 6개 소방서에서 소방차량이 출동했으나 한 대도 현장에 근접하지 못했다.

가장 먼저 출동한 양천구조대는 신대방역·관악 신사시장 근처에서 고립됐다. 침수로 시동이 꺼진 탓이다. 함께 출동한 고일구급대는 사고현장 주변이 침수돼 인근 200m 지점에서 내려 도보로 이동했다. 구조 장비가 없어 직접구조가 어려워 다른 출동대를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이어 출동한 관악지휘차, 용산구조대, 금천구조대, 서대문구조대 역시 사고현장 주변 침수로 차량 근접배치가 불가해 걸어서 현장으로 향했다.

소방당국은 엔진 흡기구를 올리도록 소방차 규격을 개정하려 했으나 비용 문제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신 ‘산불전문진화차’로 도입된 ‘험지펌프차’를 침수대응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험지펌프차의 엔진 흡기구는 지상 140㎝로, 수심 120㎝에서도 주행이 가능하다. 현재 총 21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서울, 광주, 부산, 울산, 인천, 경남, 전남, 전북, 제주 등 9개 시·도엔 배치되지 않아 확대가 시급하다.

문 의원은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상습침수피해 지역에 대한 추가 방재대책을 요청하고, 소방차 개선 예산 확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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