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가 이틀 된 아이 암매장... 아기 비극 35명으로 늘었다

‘출산 후 미등록 영아’를 수사 중인 경찰은 전남 목포에서 숨진 아기의 시신을 유기한 30대 친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로써 출산 후 미등록 영아 전수조사 결과로 사망이 확인된 영아는 35명으로 늘었다. 경찰이 지자체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사건은 1000건에 육박한다.

전남 목포경찰서는 이날 생후 이틀 된 아들을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영아학대치사)로 30대 A씨를 지난 10일 긴급체포해 조사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미혼으로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일하던 A씨는 2017년 10월 27일 전남 목포 한 병원 산부인과에서 아들을 출산했다. 퇴원한 A씨는 택시로 같은 달 29일 전남 광양 친정집으로 이동했고, 당일 숨진 아이 시신을 친정 근처 야산에 남몰래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아이는 태어난 지 이틀 만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친정에서 분유를 먹이고 아들의 트림 소리를 확인하고 화장실을 다녀왔다”며 “그사이 아들이 숨을 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A씨는 또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별다른 장례 절차 없이 매장해도 문제가 없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아이가 사망할 당시 A씨의 어머니는 출근해 집에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데도 119에 신고를 하지 않은 A씨의 행적을 수상하게 보고 ‘사체유기죄’가 아닌 학대를 고려한 ‘영아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A씨는 최초 “아들을 다른 가족이 키운다”고 목포시에 진술했지만, 시는 아이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자 지난 3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씨는 목포시의 전화 연락을 피했고 방문 조사에서는 “신안 시댁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한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해 A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공범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경남경찰청은 이날 영아유기치사 혐의로 40대 B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B씨는 2016년 6월 충남 부여군의 한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제대로 돌보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