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딸 7㎏로 숨지게 해놓고···친모, 35년형 불복해 항소
태어난 지 4년 5개월 된 딸에게 6개월만 분유만 먹이는 등 학대해 몸무게 7㎏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35년을 선고받은 20대 친모가 항소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친모 A씨와 검찰은 지난 6일 부산지방법원에 동시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상습아동유기·방임), 과실치상,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혐의로 기소된 A(20대·여)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또 벌금 500만원과 120시간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 관련 기관 10년 취업 제한도 함께 선고했다.
검찰과 피고인 양측 모두 이 판결에 불복하면서 부산고등법원에서 법적 공방이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 3월 10일 부산지법 형사6부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과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의 행동이 부모, 아니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행동인지 의문이다. 피해 아동이 느꼈을 신체적 정신적 고통은 상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했을 것”이라며 “피고인은 이 사회와 영구적인 격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대부분 범행을 인정하며 “평생 딸에게 속죄하며 살겠다”는 입장을 남긴 바 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2월 14일 부산 금정구 주거지에서 자신의 친딸인 B양(4)을 때려 숨지게 한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아이의 발육 상태는 너무도 참혹했다. 생후 만 4년 5개월인 B양은 사망 당시 키가 87㎝, 몸무게는 7㎏에 불과했다. 또래 평균보다 키는 17㎝ 작았고 몸무게는 10㎏이나 덜 나갔다. 이는 생후 4개월 영아와 비슷한 수준의 몸무게다. 출동한 경찰관도 처음에는 사인을 영양실조로 의심했다고 한다.
B양의 직접적 사망 원인은 친모에 의한 폭행이었다. 이날 친모 A씨는 오전 6시에 딸을 때렸다. 자신의 물건에 손을 댄다는 이유로 딸의 머리를 침대 프레임에 찧는 등 폭행을 가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께 친모는 B양이 거품을 물고 발작을 일으켰음에도 아무런 조취를 취하지 않다가 오후 4시30분께 겨우 핫팩으로 몸을 마사지했다. 결국 B양은 오후 6시께 사망하고 만다.
또 B양은 생전 친모의 폭행으로 사시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시신경 수술을 권했음에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물의 명암만 겨우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증세가 악화되기도 했다.
아울러 A씨는 2022년 6월쯤부터 12월 14일까지 B양에게 식사를 전혀 제공하지 않거나, 하루에 한 끼 정도만 분유를 탄 물에 밥을 말아 주는 등 정상적인 음식을 제공하지 않아 심각한 영양결핍에 빠지게 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배고파요, 밥 주세요”라는 가을이에게 6개월간 하루 한 끼 분유만 먹인 것으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아동을 오랜 기간 동안 밥을 굶기고 강도 높은 폭력을 행사해왔다”며 A씨에게 징역 35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몸에는 학대와 방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피해자는 사망 당시 몸에는 근육조차 찾을 수 없는 흡사 미라와 같은 모습이었고 뼈와 살가죽만 남아있었다”면서 “피해 아동이 느꼈을 육체적·정신적 고통과 범행의 잔혹성 등을 고려하면 최대한의 중한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집안에 갇혀 햇빛조차 마음대로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엄마로부터 굶김과 폭행당하다가 죽어간 피해자가 느꼈을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며 “피해자는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의 학대 행위가 발각될 것을 우려한 A씨의 이기심으로 인해 구호 조치를 받지 못한 채 죽어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사랑하고 보호해 줄 것으로 믿었던 엄마에 대한 피해자의 사랑과 신뢰를 배반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무참히 짓밟은 비인간적인 범행으로 그 반인륜성과 반사회성이 매우 크다”며 “아동학대는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에도 미치게 돼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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