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만원에 낙찰된 16억원 '혈세 거북선'…결국 잿더미 된다
13년 전, 경상남도가 세금 16억 원을 들여 만든 거북선이 최근 154만원에 낙찰됐다가 결국 폐기하기로 했죠. 오늘(11일) 거제시가 해체를 시작했습니다. 철갑은 고철로 팔고, 목재는 태우기로 했습니다.
배승주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거북선 용머리 있던 자리엔 이제 아무것도 없습니다.
중장비가 선체를 내리치자 목재는 부서져 나갑니다.
철갑 지붕은 뜯겨나갔고 속은 비었습니다.
거북선이 부서지는 걸 보는 주민들은 슬펐습니다.
[경남 거제시 주민 : 마음이 안 좋지. 저게 뭐 하는 짓인지 몰라.]
이 거북선, 13년 전 16억 원 들여 건조했습니다.
김태호 당시 경남지사가 진행한 '이순신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1592년 임진왜란 때 모습 그대로 복원했다며 '1592 거북선'이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하지만 우리 금강송이 아니라 수입 목재를 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물이 새고 목재는 썩어 들어갔습니다.
바다에서 육지로 건져 올렸는데 수리비 감당이 힘들었습니다.
결국 공개 매각에 들어갔고 7차례 유찰 끝에 두 달 전 154만 5380원에 낙찰됐습니다.
[신종만/거제 '거북선' 낙찰자 : (이순신) 출생일에 맞게 1545년 3월 8일 날짜로 해서 적어도 출생일만은 알자.]
이 낙찰자, 끝내 거북선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기한 안에 둘 장소를 찾지 못했고 계약이 파기됐습니다.
거제시는 오늘 해체를 시작했습니다.
거북선은 붕괴 위험에 사흘 동안 조금씩 해체됩니다.
부서진 잔해 중 고철은 팔고 나무는 소각장에서 태울 예정입니다.
[관람객 : 처음부터 역사적 고증을 충분히 거친 후에 제대로 만들었으면 이렇게 세금 낭비도 없고…]
충무공은 거북선을 만들고 후손은 부쉈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상처받지 마세요" 소방차 사이렌 민원받은 119에 전달된 컵라면
- '무차별 폭행' 보디빌더…법원, "도망 우려 없다" 영장 기각
- 고 최진실 딸 최준희씨, 외할머니 주거침입으로 경찰에 신고
- 푸바오, 쌍둥이 동생 생겼다…에버랜드서 암컷 쌍둥이 판다 태어나
- [사반 제보] 빈집 홈캠에 찍힌 낯선 사람…그의 정체는?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 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 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 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 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