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1140원 vs 9740원'…노사, 최저임금 막바지 기싸움 '팽팽'(종합)
"삼계탕도 못 사먹어" vs "한계상황"…큰 이견
최임위, 13일 13차 전체회의 열고 결론 낼 듯
[세종=뉴시스] 고홍주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의 법정 심의 기한이 이미 2주가량 지난 가운데, 노사가 막바지 협상에서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노사는 네 번째 수정안으로 각각 1만1140원과 9740원을 제시해 격차를 줄였지만 합의안 도출에는 실패했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2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이어갔다.
양측은 회의 개의와 동시에 지난주 기제출한 3차 수정안을 공개했다. 근로자위원은 1만1540원을, 사용자위원은 9720원을 주장했다.
논의를 이어가던 노사는 곧바로 4차 수정안을 제출했다. 우선 근로자위원들은 3차보다 400원 내린 1만1140원을 제시했다. 사용자위원들도 당초보다 20원 인상한 9740원을 주장했다.
이로써 양측이 주장하는 내년도 최저임금의 간극은 최초 요구안 제시 당시 2590원에서 1400원까지 좁혀졌다. 올해 최저임금인 9620원 대비 인상률 역시 각각 15.8%와 1.2% 인상으로 조정됐다.
다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최임위는 오는 13일 오후 제13차 전원회의를 열고 5차 수정안을 제출할 것을 노사에 요구했다.
13차 회의에서는 논의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법이 정한 내년도 최저임금 고시일은 8월 5일로, 이의제기 기간을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의결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번 주가 마지노선인 셈이다.
이에 박준식 최임위원장도 지난 회의에서 '13일 회의에서는 차수 변경을 통해서라도 결론을 내겠다'고 의지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양측의 이견차가 큰 만큼, 얼마나 그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사는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도 '동상이몽'을 이어갔다.
노동계는 이날이 초복인 점을 들어 "최저시급으로 삼계탕도 먹지 못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근로자위원인 박희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대표적인 보양식인 삼계탕이 1만6000원선이고 냉면은 보통 1만2000원에서 1만6000원선"이라며 "1시간 일해서 삼계탕은 고사하고 냉면도 한 그릇 마음 편하게 못 사먹는 시대"라고 꼬집었다.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의 고율 인상이 노동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주장으로 노동계 주장을 반박했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우리 최저임금은 2000년도 1600원에서 2023년 9620원으로 5배 이상 높아졌고, 중위소득 대비 최저임금 수준도 28.7%에서 62.2%로 높아져 선진국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도달했다"며 "과거에는 밴텀급 펀치 수준이던 게 현재 헤비급 수준이 돼버렸기 때문에 소상공인과 중소영세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클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익위원들은 오는 13일 회의에서 5차 수정안 제시 이후에도 노사 논의가 평행선을 달릴 경우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심의 과정에서도 노사가 3차 수정안을 통해 750원까지 차이를 좁히고도 좀처럼 진전이 없자, 공익위원들이 9410원에서 9860원 사이의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고 9620원의 중재안을 표결에 부친 바 있다.
이 경우 공익위원 중재안이 어떻게 결정될지도 관심사다. 공익위원들은 2021년과 2022년 최임위 논의에서 중재안을 제시하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취업자 증가율 전망치' 공식을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올해 결정산식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전망치를 그대로 기존 산식에 적용했을 경우 1만원이 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계는 이날 회의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이 경제학 논리에 의해 정형화된, 소위 국민경제생산성 증가율 공식에 따라 결정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정형화된 산식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할 경우, 지금의 상용직과 최저임금 노동자가 다수 포진해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와의 격차 역시 줄어들지 않게 된다"고 주장했다.
공익위원들은 우선 최대한 노사간 합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회의에서 공익위원들은 조정자이자 당사자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되 주도적 개입을 자제하고 노사 간 자율적 협의와 합의 촉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며 "사용자위원들은 근로자위원들의 생계비 관련 요구에 귀 기울여주고, 근로자위원들은 사용자위원들이 왜 지불능력 한계를 주장하는지 헤아려 달라"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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