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목욕탕에 깃든 공동체 정신 되살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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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바뀌면서 이웃 간에 '삶의 고리'가 사라지고 있잖아요. 마을 목욕탕을 거점으로 공동체를 되살려 보자는 의지를 담았죠."
"3대째 운영되는 코스기유 목욕탕의 경우에는 일본 정부가 문화재로 지정하기도 했고, SNS를 통해 목욕탕 문화에 익숙치 않은 젊은이들에게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어요. 젊은이들이 목욕탕을 중심으로 동네에 정착하게 되고, 마을에 활력소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을 알게 됐죠. 이를 부산에도 현실화해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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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욕탕 볼풀·때밀이 캐릭터 전시
- 영도구 봉래탕서 ‘몰래탕’ 행사
- 때수건요정 ‘때쟁이’ 굿즈도 제작
“시대가 바뀌면서 이웃 간에 ‘삶의 고리’가 사라지고 있잖아요. 마을 목욕탕을 거점으로 공동체를 되살려 보자는 의지를 담았죠.”
지난달 13일 부산 영도구 봉래탕에서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몰래탕’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행사에는 목욕탕을 볼풀(공으로 채운 욕탕)로 만들고, 때밀이를 소재로 만든 캐릭터 상품 등이 전시됐다.
이 행사를 이끈 안지현 매끈목욕연구소장은 사실 목욕탕에 관심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 남편과 함께 사라지는 목욕탕을 아카이빙(기록)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여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목욕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품을 찾는 것이 시작이었다.
“이태리 타월이 1967년에 부산에서 처음 만들어졌다는 것 혹시 알고 계세요? 목욕탕 구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동 등밀이 기계도 부산에서 만들어졌거든요. 그만큼 부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전한 목욕탕 문화를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냥 사라지게 두기엔 아쉽지 않나요?”
‘부산의 목욕탕’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지난 1월 여행했던 일본에서 의외의 힌트를 얻었다. 100년 넘게 운영되는 마을 목욕탕을 중심으로 새로운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3대째 운영되는 코스기유 목욕탕의 경우에는 일본 정부가 문화재로 지정하기도 했고, SNS를 통해 목욕탕 문화에 익숙치 않은 젊은이들에게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어요. 젊은이들이 목욕탕을 중심으로 동네에 정착하게 되고, 마을에 활력소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을 알게 됐죠. 이를 부산에도 현실화해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달 봉래탕에서 열린 ‘몰래탕’ 행사는 이런 고민을 현실화시킨 첫 시도였다. 매끈목욕연구소는 행사를 앞두고 때밀이수건을 활용한 캐릭터를 제작했다.
야심한 밤, 목욕탕이 문을 닫으면 숨어 있던 때밀이 수건의 요정 ‘때쟁이’가 나타난다는 서사를 부여하고, 휴대전화 용품과 학용품 등 ‘때쟁이’를 활용한 굿즈도 제작했다. 이달 말에는 계간지 형태로 목욕탕 관련 잡지 ‘집 앞 목욕탕’의 출간도 앞두고 있다. 부산에서 목욕탕을 인수해 직접 운영에 나선 30대 청년의 이야기가 실렸다.
원래 목표였던 마을 목욕탕 아카이빙 작업 역시 서구 구덕탕을 대상으로 꾸준히 진행 중이다.
“우리 작업을 SNS를 통해 최대한 널리 알리려고 행사 때 팝업스토어를 설치하기도 했죠. 나중에는 ‘때쟁이’ 캐릭터를 활용한 IP 관련 사업도 진행해 볼 생각이 있어요. 물론 직접 목욕탕을 한 번 운영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갖고 있어요.”
사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굿즈 판매를 통한 수익창출만이 아니다. ‘마을 공동체’ 부활을 통해 지역 사회 소멸을 막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는 것이 안 소장의 ‘거창한’ 바람이다.
“목욕탕이 몸을 씻는 곳뿐 아니라 ‘오늘 하루 힘들었지’라며 서로를 위로할 수 있는 ‘힐링’의 공간이라는 점에 포커스를 두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에요. ‘우리’보다 ‘내’가 중요한 사회에서 사라지는 지역 공동체를 살리는 대안이 될 수 있지도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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