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은 4년 째 동결 기준금은 3년 간 35% 인상"

천안 A법인택시 기준금 매년 급격히 올려
"회사가 지방노동위 결정보다 50% 가량 줄여준 것"

지난달 16일 오후 4시 쯤 A법인택시 회사 앞에서 조합원들이 기준금 인상을 거부하는 현수막을 들고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천안]천안의 한 법인택시회사가 기사가 한 달 동안 달성해야 하는 기준운송수입금(이하 기준금)을 지난해보다 약 9% 인상했다. 3년 전보다 35.3%나 오른 금액이다. 기사들은 천안지역 택시요금이 4년 째 동결인데 회사가 감소한 매출을 기사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10일 오후 4시 천안 서북구 두정동 A법인택시 앞. 택시기사 10여 명이 '사납금 인상 거부'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선전전을 하고 있었다. 민주노총 충남택시지회 소속 조합원들로 이날 기준 31일 째 기준금 인상을 반대하는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백성진 민주노총 충남택시지회장은 "기준금이 격일제 근무자 기준으로 월 384만 원 올랐다. 1일 기준 29만 5000원"이라며 "2020년 전액관리제(월급제)가 시행된 2020년에 비해 월 100만 6000원이나 오른 것"이라고 토로했다. 기준금은 월급제인 택시 기사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기준액이다. 기준금을 초과한 금액의 30%는 회사가 공제하고 나머지를 기사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기준금을 채우지 못하면 승무가 제한되는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A회사의 기준금(격일제)은 2020년 월 283만 4000원, 2021년 331만 5000 원, 2022년 351만 원으로 매년 급격히 인상됐다. 격일제 근무자의 기본급은 13일 만근 월 138만 2576원~140만 7576원 선이다. 백성진 지회장은 "기준금 이상을 벌어야 생활을 할 수 있다"면서 "2019년 이후로 천안 택시요금은 한번도 오르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충남택시지회,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A사의 노사는 지난 달 13일 기준금을 격일제 기준 하루 29만 5000원으로 정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A사에는 두 개의 노조가 있으며 단체협약에는 제1노조 격인 전국택시산업노조가 서명했다. 1노조 측은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가 결정해준 기준금보다 회사에서 절반 가까이 줄여줬다고 설명했다. 1노조 관계자는 "16차에 걸쳐 단협에서 결정하지 못해 지노위 중재신청을 했다"면서 "지노위는 기준금을 격일제에 하루 31만 5000원으로 결정해서 내려왔다. 회사에서 깎아주겠다고 해서 이 기준액으로 모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기준금은 엄청 과도하다고 생각하고 1노조에서도 기준금이 높다고 생각해 집회 가부를 총회에 올렸다"며서 "찬반투표에서 5대5가 나왔고 새로운 근무형태를 하는 것으로 투쟁은 안하기로 했다"고 했다. 새로운 근무형태에 대해선 격일제나 2교대가 아닌 1일 근무 중 기사가 자유롭게 휴식시간과 근무시간을 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1노조 관계자는 "기사의 근로 개선을 노사에게만 맡겨두면 안된다"면서 "택시도 준공영제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충남도는 지난달 23일 소비자정책위원회를 열고 택시 기본요금을 33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키로 했다. 충남도는 시군별로 택시요금을 조정해 하반기 중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천안시의회는 이달 14일 법인택시 노동자 처우개선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