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공인회계사 지원자 느는데…지역 회계법인 채용 '바늘구멍'

최다인 기자 2023. 7. 1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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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학과를 전공한 취업준비생 임모(29) 씨는 최근 취업난에 걱정이 많다.

전문직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대전 지역 공인회계사(CPA) 지원자가 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58회 1차 공인회계사 시험 대전 지역 지원자는 올 702명으로, 3년 전인 2020년(371명) 보다 89.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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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지역 공인회계사 지원자 3년 새 331명 증가
불경기·취업난 안정성 추구 경향에 전문직 수요 ↑
지역 회계법인, 누적 인원·기업 업무 감소로 채용 '바늘구멍'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회계학과를 전공한 취업준비생 임모(29) 씨는 최근 취업난에 걱정이 많다. 회계사가 되기 위해 2년간 준비해 왔는데, 회계업계의 취업문이 굳게 닫혀서다. 임씨는 "회계사 시험이 어려운데도 좋은 처우를 바라고 공부했는데, 합격해도 입사할 곳이 많지 않을 것 같아 불안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문직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대전 지역 공인회계사(CPA) 지원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내 회계법인들이 인원 누적과 기업 관련 업무 감소 등으로 채용 계획이 없거나 극히 적어 취업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58회 1차 공인회계사 시험 대전 지역 지원자는 올 702명으로, 3년 전인 2020년(371명) 보다 89.2% 증가했다. 2021년엔 513명, 2022년에는 646명으로 늘었다. 매년 100명 이상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셈이다.

이같은 시험 지원자 증가세엔 고물가 등 불경기로 인한 안정감 추구와 높은 급여가 이유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정재욱 대전대 회계학과 교수는 "경제적 부담으로 안정적인 전문직을 선호하게 된 사회적 분위기를 바탕으로, 고액 연봉 등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라며 "과거만 해도 평균 4000만 원에 그쳤던 대표 회계법인 수습회계사의 연봉이 현재는 6000만 원까지 치솟고 있어 경제적인 부담을 덜고 싶은 청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늘어나는 지원자에도 불구, 채용 시장은 오히려 움츠러들고 있는 모습이다.

대전지방공인회계사회의 조사 결과 대전 지역에서 활동 중인 회계사는 106명으로, 5년 전인 2018년(77명) 보다 37.7% 늘었다. 이는 지역 회계법인과 개인 사무소를 운영 중인 이들을 모두 합친 수인데, 사무소 운영 중 휴업에 들어간 회계사도 포함돼 있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쉽게 말해 회계사는 급증했지만 실제 운영 중인 회계사무소는 그만큼 증가하지는 않았을 거란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 동안 법인 수도 크게 늘지 않았으며, 법인 내 회계사 수도 평균 3명으로 소수에 그치는 상황이다.

지역 내 회계법인은 현재 총 19곳으로, 2018년(17곳) 보다 2곳 늘었다. 2년 마다 1곳만 신설된 셈이다.

대부분의 법인은 본사를 서울에 두고 있는 분사무소로, 회계사 적정 인원이 3명인데 누적 인원이 지속돼 T.O(Table of Organization)가 나지 않으면서 추가 인력도 필요하지 않게 됐다는 설명이다.

서구의 A 회계법인의 경우 총 3명의 회계사를 두고 있으며, 빈 자리가 나지 않아 2-3년간 채용에 나서지 않았다. 유성구의 B 회계법인은 지난해 단 1명의 인원을 뽑은 이후 채용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여기에 기업들의 재정 악화도 한몫 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기업 운영이 약화되며 관련 업무가 줄어 들고, 외부감사대상기업 역시 늘지 않고 있어서다.

지역의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감사대상기업들의 수가 증가하면 그 만큼 회계인력을 보충하는데, 경기가 좋지 않아 인력 충원을 하지 않고 있다"며 "더욱이 기업 운영이 침체되면서 관련 업무도 줄어들어 추가 인원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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