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이재명, 대북송금 다 알았을 것... 내게 열심히 하라고 해”
“검찰이 10번 물어보는데 맞다”
이화영엔 “이제 좀 내려놓으시라”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모든 정황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법정 진술을 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는 11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에 대한 제39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북한에 스마트팜·경기도지사 방북 비용 등 800만 달러를 경기도를 대신해 보냈다는 의혹 등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전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회장의 법정 증언은 처음이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재판부의 거듭된 요청에도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았다”며 회피해왔다.
이날 김 전 회장은 작심한 듯 대북송금 경위 전반에 대한 사실 관계를 진술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를 겨냥하며 “이제는 본인도 좀 내려놓을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억울한 마음이 커서 오늘 증인으로 나왔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이 “이 전 부지사가 경기도의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 대납을 요청하면서 이재명 지사도 스마트팜 비용을 알고 있으며, 쌍방울이 이를 대납하면 이재명도 쌍방울 그룹을 지원할 거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이 맞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로부터 이 대표에게 쌍방울의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 대납 사실을 보고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 전 부지사에게)경기도를 대신해 내는 것을 말씀드렸냐고 하자, ‘당연히 말했다’고 하더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17일 중국 선양에서 북한 측 인사들을 비롯해 경기도 관계자들과 저녁 자리를 하던 중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바꿔준 적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앞으로 북한 관련된 일을 열심히 해보겠다고 하자 (이재명이) 열심히 하시라고 했다”며 “술에 취해 자세히 기억나진 않는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당시 모든 상황을 알았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검찰이)10번이나 물어보는 거 같은데, 맞다”고 하기도 했다.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이 진술을 이어갈 때마다 눈을 지그시 감고 법정 천장을 올려다봤다.
이날 김 전 회장은 2019년부터 이 대표와 최소 세 차례 만나려고 했으나 모두 무산됐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9월 2회 아시아태평양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이후, 2020년 11월, 2021년 7∼8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등 3번의 시점을 특정하면서, 모두 경기도지사 공관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이들 모두 이 전 부지사가 주선했다고 했다.
아울러 김 전 회장은 당시 경기도 대변인이었던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도 2019년 5∼6월, 2020년 1월, 2020년 1∼2월 세 차례 만났으며, 김 전 부원장 역시 쌍방울 과의 연관성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대표와 이 전 부지사, 김 전 부원장은 모두 쌍방울 대북송금 연루 의혹 등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한편, 이날 법장에선 “이재명을 구속하라” “이재명을 조사하라” “김성태 회장님 힘내세요”등을 외치던 방청객 등이 강제 퇴정 조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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