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도 '스마트팜 대납' 알고 있었다"…김성태 법정 증언

"이화영 주문으로 북에 이재명 지사 방북도 요청했다" 진술
"북측, 이재명 방북하면 문재인 때보다 성대하게 의전 하겠다고 해"

해외 도피생활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회장이 지난 1월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 2023.1.17/뉴스1 ⓒ News1 공항사진기자단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관련 재판에서 처음으로 증인석에 섰다. 김 전 회장은 "억울해서 나왔다"며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는 쌍방울그룹이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대납을 한 것을 다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김 전 회장이 법정에 나와 이같은 증언을 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11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39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김 전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앞서 5월23일 이 전 부지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김 전 회장은 "수사 중"이라며 증언을 거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입장을 선회해 증인석에 섰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북한과 대북 제재가 풀리면 희토류, 철도사업 등 할 사업이 너무 많다며 500만달러가 5조가 될 수 있다고 했고 이 지사가 잘 되면(대통령이 되면) 쌍방울도 생각해주지 않겠냐 해 대북사업을 한 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거냐"고 물었고 김 전 회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이재명도 쌍방울그룹이 스마트팜 비용을 대납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이화영이 말했냐"고 재차 물었고 김 전 회장은 "맞다"고 답했다.

검찰은 쌍방울그룹이 스마트팜 대납을 한 이유에 대해서도 "이화영이 평화부지사고 대북사업을 적극 추진한 이재명도 쌍방울의 대북사업을 도와줄거라는 얘기를 듣고 대납한거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쌍방울이 대납한 걸 보고했다는 걸 들었다는 취지로도 말했다. 그는 "이화영이 당연히 이 지사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고 하더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바꿔준 예도 설명했다. 지난 2019년 1월17일 중국 선양에서 경기도와 북한측 인사들과 함께 저녁 자리를 하던 중 이 전 부지사가 이 지사에게 전화해 자신에게 바꿔줘 "앞으로 북한 관련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하자 "(이재명이) 열심히 하시라"고 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5~6월 쌍방울-북한 협약식 이후 이 전 부지사가 당시 김용 경기도청 대변인을 소개해줬고 김 대변인이 "여러가지로 고맙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또 이날 이 전 부지사의 주문으로 북에 이 지사의 방북을 요청한 사실도 털어놨다.

그는 "북한과 만난 자리에서 이 지사의 방북을 요청하며 '의전'과 관련해 북에서 백두산 갈 때 헬기를 최신형으로 준비하고 사람들이 나와 환영회를 하겠다는 등의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이어 "북에서 이 지사가 방북하면 당시 문재인 대통령 방북 때보다 더 성대하게 의전하겠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재명의 방북 비용을 쌍방울그룹이 북에 전달한 것도 이재명이 알았냐"고 물었고 김 전 회장은 "그렇다"고 했다.

'쌍방울그룹 뇌물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공동취재) 2022.9.27/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대북경협 지원을 대가로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법인카드·차량을 제공받아 사용한 혐의로 작년 10월 구속 기소됐다. 이 전 부지사는 측근을 쌍방울그룹 직원으로 등재해 허위 급여를 받게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이렇게 쌍방울 측으로 받은 금액만 3억원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또 김 전 회장이 2019년 경기도의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달러와 당시 이재명 지사 방북비용 300만달러 등 800만달러를 북한에 전달한 대북송금 사건에도 관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도 기소돼 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는 이 같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