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2일 만에 아들 암매장한 친모…“보육교사로 일해”

생후 이틀 만에 암매장된 아기, 시신 발굴 나선 경찰[전남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태어난 지 이틀 된 아들을 암매장한 친모가 범행 당시 어린아이를 돌보는 보육교사로 일한 사실이 드러났다.

11일 경찰과 담당 자치단체에 따르면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전날 긴급 체포된 30대 A씨는 아들을 암매장한 2017년 광주지역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일했다.

A씨는 범행 당일인 2017년 10월 29일 광양의 친정집에서 홀로 아들을 돌봤는데, 우유를 먹이고 트림시킨 뒤 화장실에 다녀온 5분여 사이 아기가 숨져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의료인이 아님에도 아기 사망을 임의로 확신한 진술 등을 토대로 사체유기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A씨에게 적용했다.

A씨는 범행 이틀 전 목포에 있는 한 병원에서 아들을 낳았고, 아기는 건강한 상태로 태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아기 출생 사실을 주변 사람에게 숨긴 정황도 아동학대치사 혐의 적용에 판단 요소가 됐다.

경찰은 A씨가 지목한 광양 친정집 인근 야산자락 암매장지에서 시신 발굴 조사에 착수했으나 폭우 등 악천후 탓에 일시 중단했다.

또,생후 이틀 된 아이가 6년 가까이 땅속에 묻혀있었기 때문에 시신은 유골 조각조차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를 하고 있다.

암매장 사실을 경찰에 자백한 A씨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아기라서 장례를 치르지 않고 직접 야산에 묻었다고 밝혔다.

사건 당일 목포 병원에서 퇴원해 택시를 타고 광양 친정집으로 아들을 데려간 A씨는 친정어머니가 직장에 출근해 아기와 단둘이 집에 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공범 여부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해 오는 12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며 “중단된 시신 발굴조사도 내일(12일) 오전 재개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hw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