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주간정치] 홍준표-김용판 신경전…홍준표-김기현 아직 앙금?
[KBS 대구] 한 주간 지역 정치권 소식 전하는 주간정치입니다.
지난 4일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구를 찾았습니다.
대구경북지역 예산정책협의회가 열렸는데요,
대구경북지역 현안 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협력을 다짐하는 자리였죠.
그런데 이 자리를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협의회에서 김용판 대구시당 위원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는데요,
김 위원장이 작정한 듯 홍 시장에게 섭섭함을 표시했습니다.
홍 시장이 그동안 페이스북 등에서 여러 번 언급했던 대구경북 현역 물갈이론 때문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현역 의원들이 홍 시장에 비해 햇병아리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나름대로의 소신과 철학으로 해나간다"며 "부족한 면이 있으면 불러서 조언하고 지시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또 제발 국회의원 싹 바꾸라는 말은 하지 말아 달라며 물갈이론 언급 자제를 거듭 요청했는데요,
이에 대해 홍 시장은 "김 위원장의 역할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내년 총선에서 재선할 수 있도록 저희들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받아넘겼습니다.
그런데 이 발언,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서는 공무원은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죠.
홍 시장의 이날 발언은 내년 총선에서 김용판 위원장의 당선을 위해 대구시가 적극 노력하겠다라는 의미로 이해할 소지가 충분한데요,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이 즉각 비판 성명을 냈습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홍 시장의 발언은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선출직 공무원인 홍 시장에게는 엄격한 선거 중립의무가 있다며 대구시 공무원들을 지휘, 감독하는 지자체의 장으로서 선거 중립 의무를 지키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요,
예산정책협의회 당시 분위기는 그리 심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김 위원장과 홍 시장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예산정책협의회에 김기현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말들이 많습니다.
김 대표와 홍 시장은 최근까지 홍 시장의 중앙정치 개입 논란을 두고 대립해 왔죠.
홍 시장이 김 대표의 리더십을 문제 삼아 공격하면 김 대표는 지방 행정에나 전념하라고 맞받아치는 등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 같기도 합니다.
국민의힘의 최대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지역 예산정책협의회에 김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김 대표는 바로 다음 날인 5일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열린 고 백선엽 장군 3주기 추모식에는 참석했죠.
국민의힘은 "김 대표는 전날 열린 인천경기 예산정책협의회에도 참석하지 않았고 다음 날 칠곡 방문 일정도 있어 참석하지 않은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는데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최근 대통령의 차관급 인사를 두고 건국 이래 처음 보는 인사라며 비판한 것에 대해 홍준표 시장은 김 전 비대위원장을 제정 러시아 시대의 라스푸틴에 비유하며 비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홍 시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운동에 대해서도 지나가는 바람 같은 괴담이라고 했죠.
그동안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정부, 여당에 이번에는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지만, 당내 주요 인사들과의 관계는 여전히 껄끄러운 것 같습니다.
주간정치였습니다.
촬영기자:김익수/그래픽:이보경
우동윤 기자 (seagard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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