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연쇄 정상회담, 경제협력·엑스포 유치 논의
윤석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참가국들과 연쇄 정상회담을 열었다. 각 국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동시에 북한 핵·미사일 공동 대응과 2030 부산세계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하는 데 집중했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 빌뉴스를 방문중인 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노르웨이와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다수 국가들과 양자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 발전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우선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와 만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이 신재생에너지와 방산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 단합된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스퇴레 총리는 이에 대해 “양국이 해상풍력, 수소에너지, 탄소포집기술 분야에서 활발히 협력하기를 희망한다”면서 “한국이 경쟁력을 지닌 방산분야에서도 협력 증진 방안을 지속 모색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과 평화 회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한다는 데도 공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 오찬 정상회담을 열고 안보, 인공지능, 반도체, 원전 등 다양한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루터 총리는 최근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이날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열렸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지난 1월 양국이 ‘인공지능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 회의’를 성공적으로 공동 주최한 점을 언급하면서 앞으로도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위한 정부 차원의 소통과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와는 약식회담으로 만났다. 코스타 총리는 지난 4월 방한을 계기로 우호협력 관계가 강화됐다고 언급하면서 “포르투갈이 한국 반도체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해 글로벌 공급망의 가치사슬 연대에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향후 디지털, 개발협력, 인적 교류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이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고, 코스타 총리는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코스타 총리에게도 2030 부산세계박람회 비전을 설명하며 지지를 요청했다.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선 경제통상, 국방, 인적교류 등 협력을 다방면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함께 참여하는 양국이 역내 공급망 안정 유지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선 “기초과학 강국인 헝가리와 제조업·ICT 분야 강국인 한국이 협력하면 기술협력 시너지가 클 것”이라며 “바이오와 같은 유망분야 R&D 협력에서 소형모듈원전(SMR) 등 원전 협력까지 양국 협력의 외연을 계속 확대하자”고 말했다. 이와 함께 헝가리의 부산 엑스포 지지에 사의를 표했다.
클라우스 베르네르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선 원전, 인프라 개발, 방산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공조와 함께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울프 크리스터숀 스웨덴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첨단산업과 공급망 분야 실질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크리스터숀 총리는 “양국이 그간 바이오, 배터리와 같은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협력 범위 확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배터리와 바이오 같은 첨단산업 분야에서 양국 협력이 긴밀해지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원전과 공급망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서도 긴밀히 소통하자고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빌뉴스 현지 브리핑에서 “이번 순방의 세가지 주요 목표는 국제안보 협력강화, 글로벌 공급망 협력확대, 부산엑스포 유치 외교 전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년 5~6개월 동안 정상외교가 서유럽과 미주대륙에 방점을 뒀다면 이번 나토 순방을 통해서 동유럽, 북유럽 다수 나라들과 공급망 협력을 구체화했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이와 함께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를 4개월 앞두고 양자 차원의 맞춤형 협력을 제안하는 등 홍보 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빌뉴스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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