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선 스카우트연맹 총재 “새만금서 전세계 5만 청소년 모인다…경제효과만 3천억”

김효혜 기자(doubleh@mk.co.kr) 2023. 7. 1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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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년 이어 온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축제
전북 새만금서 내달 1일부터 12일까지 개최
여의도 3배 규모 갯벌 야영지에 텐트만 2만5천개
153國 청소년 우정 나누는 장 서로 협동하며 교류

“어릴 적에 성내(제주 시내를 일컫는 말) 교차로에서 예쁜 단복을 입은 학생이 수신호로 교통정리를 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제 눈에 그 학생이 얼마나 멋있어 보였는지, 학교 선생님께 저 학생은 누구인데 교통정리를 하느냐고 여쭤봤습니다. ‘보이 스카우트 단원’이라더군요.”

스카우트 형님을 선망했던 제주도 시골 소년은 자라서 전 세계 스카우트를 한자리에 모아 ‘잼버리’를 개최하는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가 됐다. 바로 강태선 BYN블랙야크그룹 회장(74) 얘기다.

어린 날의 짧고도 강렬한 기억은 강 회장이 스카우트에 몸 담게 한 계기가 됐다. 강 회장은 “사업을 시작하고 우연히 스카우트 지도자 교육을 접하게 됐는데, 딱 어릴 때 그 장면이 생각나더라”며 “학생 때 못한 것이 아쉬워 지도자라도 해보고 싶어 1979년부터 지도자 활동을 시작했다. 스카우트에 몸담은 지가 벌써 44년이나 됐다”고 말했다.

강 회장이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에 취임한 지 올해로 3년차. 드디어 전 세계 스카우트들의 축제인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오는 8월 1일부터 12일까지 전라북도 새만금에서 개최된다. 올림픽처럼 4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잼버리는 100년 넘게 이어져 온 유일무이한 지구촌 청소년 행사다.

올해는 전세계 153개국에서 약 5만명이 잼버리를 위해 한국을 찾는다. 14~17세 청소년 스카우트들은 12일간 새만금에서 야영을 하며 다양한 체험을 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잼버리가 개최되는 것은 지난 1991년 이후 무려 32년 만이다. 이를 유치하기 위해 한국스카우트연맹은 아주 오래전부터 공을 들여왔다. 매일경제는 11일 그 주역인 강 회장을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BYN블랙야크그룹 본사에서 만났다.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BYN블랙야크그룹 회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BYN블랙야크그룹 본사 사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주형기자
이하는 일문일답.

-한국스카우트연맹이 벌써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고 들었다.

▷스카우트 활동은 영국에서 시작됐다. 1907년 한 영국 육군 장교가 브라운시 섬에서 청소년 20명을 모아놓고 시험 야영행사를 한 것이 스카우트 활동의 시초다. 요즘은 전 세계 173개국 약 5만7000만 명이 스카우트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22년도 조철호 선생님이 조선소년군을 창설하셨고 그 이후에 정상채 선생님이 조선소년을 창설한 것이 시작이다.

-구체적으로 이번 잼버리에서는 어떤 행사들이 진행되나?

▷이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153개국에서 약 5만 명이 참가하는 국제 행사이자 스카우트 최대 행사다. 잼버리는 1920년 영국 런던 올림피아스타디움에서 1회가 시작됐다. 올림픽처럼 4년에 한 번씩 여러 국가에서 진행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4년에 한 번씩 개최하게 됐다.

잼버리가 진행되는 새만금 장소가 무려 270만 평이다. 여의도 3배 크기다. 거기에 텐트 2만 5000동을 칠 예정이다. 이 광활한 장소에서 전 세계 청소년들이 종교와 이념, 역사, 국가를 다 초월해 일주일 동안 우정을 다지고 미래를 그리면서 야영을 한다. 잼버리 기간 동안 총 173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승패와 경쟁은 없다.

-경쟁을 하지 않는다면 협동심을 기르는 것이 목적인가?

▷그렇다. 스카우트 9명이 한 ‘반(Patrol)’을 구성해 활동에 참여한다. 예를 들어 분해한 자전거를 함께 조립해서 타고 가는 프로그램의 경우, 서로 국적이 달라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손짓과 발짓, 눈빛 등을 교환하며 협동해서 조립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협동심을 기르고 서로 돕는 즐거움을 얻는 거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개최되는 것은 1991년 고성이후 32년 만이다. 그때와 무엇이 다른가?

▷그때는 133개국에서 2만여 명 정도가 참가했지만 이번에는 5만명이라 참가자 규모만 3배다. 더욱이 우리나라가 그때와 달리 선진국 문턱에 와 있지 않나. 이번 잼버리는 우리나라의 현재를 전세계에 알리는 아주 중요한 자리가 될 거다. 특히 이번 잼버리는 ‘평화 잼버리, 디지털 잼버리’로 그동안 스카우트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특별하면서도 새로운 행사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으로 자부심을 높이고 국가 브랜드 위상을 높일 좋은 기회다.

또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153개국 청소년들과 우정을 나누는 장이 아닌가. 요즘에는 인터넷이 발달해서 이메일과 SNS를 다 하니 아마 금세 친구가 될 거다. 그들이 앞으로 10년, 20년 후에 성장해서 사회 지도자가 되어 만나면 얼마만큼 반갑겠나. 이게 진짜 민간 외교다.

-이번 행사로 얼마만큼의 경제적 효과가 추산되나?

▷전북연구원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행사로 1198억 원의 생산효과와 1000명 이상의 고용효과가 창출될 거라고 한다. 또 대한민국과 전라북도에 대한 이미지 향상에 따른 브랜드 제고 효과만 1595억 원에 달한다.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BYN블랙야크그룹 회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BYN블랙야크그룹 본사 사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주형기자
-행사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위해 특별히 신경써서 준비하신 부분이 있다면?

▷스카우트 활동을 하는 나라가 모두 참석하게 하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 덕분에 지금까지 열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중 최다 국가, 최대 인원이 참여하는 행사가 됐다.

또 참가자 중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14세~17세 청소년들이고 팬데믹 이후에 열리는 국제행사인 점을 고려해 안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집단 감염병을 막으려 관계기관 합동 협의체를 운영하고 영지 내 임시선별진료소 및 임시생활시설을 마련했다. 응급 상황에 대비해 지역 병원들과도 긴밀하게 협력한다.

-스카우트에 참가한 전세계 청소년들이 이번 잼버리가 끝나고 한국에 대해 어떤 감상을 품고 돌아가기를 원하는가?

▷잼버리는 평생 한 번만 참가자로 참여할 수 있다. 4년에 한 번씩 열리는데 참가 조건이 14살부터 17살까지라서 그렇다. 그 나이대를 놓치면 참가하지 못한다. 이렇게 평생 한 번 뿐인 기회를 잡은 청소년들에게 우리나라 문화와 역사를 잘 알려주는 게 기본이다. 대한민국의 경제 수준과 디지털 역량을 전세계 청소년에게 자랑하고, 또 우리 전통문화를 많이 알려주려 한다.

이번 잼버리 활동 프로그램은 영내에서 143개, 영외에서 30개가 진행된다. 전주한옥마을에 가서 한복 입고 사진도 찍는다. 고창, 부안 등 전라북도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체험을 하게 된다. 8월 6일은 문화교류의 날이어서 K팝 공연도 하고, 각 나라마다 자국의 문화 홍보 코너를 만들어 소개하고 교류도 한다. 이런 걸 경험한 전세계 청소년들이 ‘한국 참 멋지더라. IT 강국이더라. 문화와 예술이 대단하더라’ 하는 뜨거운 감동을 품고 돌아갔으면 한다.

슬로건 ‘Draw Your Dream’과 같이 세계잼버리에 참가하는 대원, 지도자 모두가 꿈을 키우는 잼버리가 되기를 바란다.

■ He is… △1949년 제주도 출생 △1968년 제주 오현고 졸업 △1973년 동진 설립 △1978년 거봉산악회 창립 △1995년 블랙야크 론칭 △2003년 베이징 블랙야크 법인 설립 △2007년 제주국제대 경영학 학사 △2009년 동국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2012년 국민훈장 모란장 △2013년 제주대 경영학 명예박사 △2013년 블랙야크강태선 나눔재단 출범 △2019년~현재 한국아웃도어스포츠산업협회 회장 △2020년~현재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2023년~현재 서울시체육회 회장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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