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앵커 "1타강사 원희룡, 의혹 풀면되지 사업 무산시키나"

조현호 기자 2023. 7. 1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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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고속도로 방송뉴스 원희룡 장관 사업무산 발언 비판
KBS 기자 "오히려 논란 키워"
TV조선, 전 양평군수 셀프특혜 집중 보도해 차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양평고속도로 김건희 여사 땅 특혜 의혹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업 백지화를 선언하자 박성태 JTBC 앵커는 원 장관이 의혹제기를 가장 잘하는 1타강사였다면서 의혹을 풀면 되지 사업을 무산시킬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양평고속도로 관련 쟁점을 두고 일부 방송사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의문점을 보도했다. 김건희 여사 땅 특혜에 맞서 제기된 정동균 전 양평군수 땅에 대한 셀프특혜 의혹을 두고 TV조선 등 일부 방송은 별도 꼭지로 보도했으나 대부분 방송은 정치공방으로 보도해 차이를 보였다.

박성태 JTBC 앵커는 지난 10일 저녁 메인뉴스 <뉴스룸> '박성태의 다시보기' 코너 '양평고속도로 의혹' 핵심은…'에서 변경된 노선 종점 부근에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이 있다는 의혹에서 종점 근처엔 민주당 소속 전 양평군수의 땅도 있다, 알고 보니 김부겸 전 총리의 집과 땅도 양평에 있다는 의혹까지 번진 점을 들어 “이러다간 양평에 땅 있는 사람들, 전부를 뒤지고 난 후에야 '자 이제 고속도로 얘기하자' 할 것인지”라고 지적했다.

박 앵커는 “핵심은 노선 변경이 합리적으로 이뤄졌는지, 아니면 그게 누구든 여사든, 전 총리든, 전 군수든, 누구든 다른 힘이 작용했는지만 살펴보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희룡 장관이 의혹이 계속되면 1조 8000억대의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고 한 점을 들어 “의혹은 풀면 그만이지 사업을 무산시킬 건 아니다”라며 “따지고 보면, 지난 대선 때 당시 원희룡 후보는 가장 의혹 제기를 잘했던 1타 강사 후보였다”고 지적했다.

▲박성태 JTBC 앵커가 지난 10일 저녁 메인뉴스 뉴스룸 다시보기 코너에서 의혹제기를 가장 잘하던 대장동 일타강사 원희룡 장관이 의혹을 풀면되지 사업을 무산시킬 일이 아니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JTBC 뉴스룸 영상 갈무리

KBS도 원 장관의 사업 무산을 비판했다. 박경준 KBS 기자는 같은 날 메인뉴스 <뉴스9> 스튜디오에 출연해 “당초 김건희 여사 일가에 대한 특혜 의혹으로 시작됐던 건데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백지화 선언으로 완전히 다른 상황이 만들어졌다”며 “'원 장관의 승부수다'는 평가도 있지만 왜 백지화라는 극약 처방까지 굳이 해야했나라는 의구심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박 기자는 “여러 이견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사업을 잘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 장관 역할일 텐데, 오히려 논란을 키운 셈이 됐다”며 “민주당은 '선전선동부 장관', '용산 총알받이'라며 당장 사퇴하라고 요구했고, 국민의힘 내에서도 '장관의 월권' 또는 '직권남용'이라는 말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원안과 변경안의 장단점을 따져봐도 여전히 왜 변경안이 갑자기 나왔는지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상우 SBS 기자는 같은 날짜 <8뉴스> ''원안' '변경안' 각 노선 따져보니' 라는 제목의 스튜디오 리포트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의 변경안(양평군이 낸 세 번째안)을 이 안의 종점 부근에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이 있어서 왜 종점을 바꿨냐는 특혜 의혹 논란이 불거졌다면서 국토부가 이 안에 대해 예타 원안보다 공사비가 150억 원 정도 더 들긴 하지만, 교통량을 더 많이 흡수한다고 설명한다고 소개했다.

▲박경준 KBS 기자가 10일 저녁 메인뉴스 뉴스9 스튜디오에 출연해 원희룡 장관의 양평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선언을 극약처방을 굳이 할 필요가 있었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KBS 뉴스9 영상 갈무리

안 기자는 “하지만 2017년 사업을 시작하고 예타 조사를 할 때까지도 이 세 번째 안은 등장하지도 않았다”며 “예타 안이 불리한 안이었다면, 왜 대안이 정권이 바뀐 후 등장해 3개월 만에 변경됐냐는 의문이 계속 되풀이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안 기자는 “당국은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예타 안 절반 이상이 바뀐다'라는 원론적 설명 외에 변경 과정에 대해 단계별 자세한 해명으로 의문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MBC는 <뉴스데스크> '종점 변경이 낫다?‥“이럴 거면 '예타' 뭐하러”'에서 “이번 의혹의 핵심은 예타 조사를 통과한 노선과 최종 결정을 앞둔 '대안 노선'의 종점이 왜 달라졌느냐는 것”이라며 “10년 가까운 주민민원으로 '예타조사'를 통과한 건 '양서면 종점' 노선이었지만 정작 전략환경영향평가 결정내용에 공개된 건 '강상면 종점' 노선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MBC는 “이럴 거면 '정부 예산을 들여 예타안을 만드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까지 나왔다”며 “다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 본격적인 노선변경이 논의되고, 하필 변경된 종점에 김건희 여사 일가의 토지가 집중된 점은 '우연'이라는 말 외에는 명확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SBS가 지난 10일 저녁메인뉴스인 8뉴스에서 양평고속도로 의혹과 관련해 왜 변경안(대안)이 정권 바뀐뒤에 등장해 3개월 만에 바뀌게 됐느냐는 의문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SBS 8뉴스 영상 갈무리

이와는 달리 TV조선은 민주당의 거짓공세에 중점을 둔 보도를 했다. TV조선은 10일 저녁 메인뉴스 <뉴스9> '“민주당 거짓공세 멈춰야 재추진” … 야 “국정조사”'에서 “대통령실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이 거짓으로 판명난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유사한 걸로 보고 있다”고 대통령실에 목소리에 무게를 실어 보도했다. TV조선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민주당이 사실관계는 확인하지 않고 '기승전 김건희'로 정쟁을 유발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정치공세 중단 없이는 재추진이 어렵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한 민주당 소속의 정동균 전 양평군수가 원안의 종점 인근에 땅을 보유했다는 문제에 대해서도 TV조선과 SBS 등은 별도의 꼭지로 보도했다. TV조선은 ''민주' 前 군수 일가, 원안 종점에 땅 소유'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원안에서 바뀐 게 김건희 여사 일가에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 온 대표적 인물이 민주당 소속인 정동균 전 양평군수”라며 “그런데, 정 전 군수 재직 시절 만들어진 원안의 종점 부근에 정 전 군수 일가의 땅이 만 제곱미터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TV조선은 “여당은 민주당이 기존 노선을 고집한 이유가 이것 때문 아니냐며 역공에 나섰다”고 전했다.

▲TV조선이 10일 저녁 메인뉴스 뉴스9에서 정동균 전 양평군수가 양평고속도로 원안 종점 인근에 땅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고 있다. 사진=TV조선 뉴스9 영상 갈무리

SBS는 '민주당 전 군수 땅 보유 논란 까지' 리포트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도 정 전 군수의 반론과 함께 실제 양서면(원안 종점)과 강상면(변경안 종점)의 땅값이 꾸준히 오르다 최근 떨어졌다는 내용을 같이 소개했다.

이에 비해 채널A와 KBS, MBC, JTBC, MBN, YTN, 연합뉴스TV 등은 메인뉴스에서 정 전 군수 땅 보유 문제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 사안을 국정농단이라고 규정한 목소리와 함께 여야 공방으로 묶어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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